이 시절을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다면
누구에게나 1년 차는 있습니다. 가장 막막하고 우여곡절이 많은 시기입니다. 이때를 버텨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 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는 생각으로 책을 만들었습니다. 당연히 사비를 털어 적자를 볼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운이 좋게도 텀블벅에서 꽤나 많은 펀딩액이 모였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로 일한 지 5년 차가 되는 작년, 개인 블로그에 '기획자의 일'이란 이름으로 글을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는 의미에서 시작한 소소한 일기장이었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로 취업한 과정부터 첫 업무를 맡았던 이야기까지, 지난 커리어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몇 장면을 써보았습니다.
신기하게도 이제 막 시작한 블로그에 이런저런 고민을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하는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 기획자가 되셨나요?" "기획자가 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요?" "지금 기획자로 일하고 있는데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취업준비생이나 신입 기획자들의 글이었습니다.
아마도 요즘 PM, PO, 서비스 기획 직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이지 않을까 짐작합니다. 처음엔 경력이 길지 않은 제 답변이 도움이 될까 싶었지만, 점차 사소한 시행착오라도 나누는 것이 누군가에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오히려 저같은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도 관심을 받을 정도로, 아직도 세상에는 기획자들의 이야기가 부족한 것일지 모릅니다.
한때 저도 '기획자'라는 직업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어려워 혼란스러웠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조직마다 역할도 다르고, 정해진 커리큘럼이나 전공이 있는 것도 아니라, 어디서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할 지 막막할 때가 많았습니다.
입사하고 나서도 회사에 신입 기획자가 거의 없어, 계속 팀의 막내로 '맨땅에 헤딩'하며 여기저기 구르며 일을 배워 나갔습니다. 아마 제 블로그에 찾아오는 분들도, 이때의 저와 비슷한 고민을 안고 있는 분들일 것만 같아서 쉽게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저와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작은 바람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다음 두 가지를 꼭 담자고 생각했습니다.
첫 번째, 평균 5년 차 기획자의 이야기를 담자. 사회초년생 시절 저는 궁금한 게 생기면 편하게 물어볼 수 있고, 커리어에 대해서 실질적인 조언해줄 수 있는 선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했습니다. 이 책의 인터뷰이들은 그런 선배가 되어줄 수 있을 법한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각기 분야는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나름 고군분투하던 주니어 시절이 있었고,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하고, 지금도 끊임없이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 사회초년생의 시행착오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쓰자. 요즘 커리어에 관한 글을 읽을 대면 '일잘러'라는 키워드가 뜨고 있습니다. 모두가 일 잘하는 시대. 누구에게나 분명 1년 차는 있었을 텐데, 일이 서툴렀던 시절을 드러내는 경우는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부딪히고 까졌던 상처를 보여주면서,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고, 조금 더 즐겁게 일하고, 재밌게 일하고, 자기 일에 애정을 가져도 된다'고 말해주는 목소리도 어딘가에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리어에 정답은 없지만, 레퍼런스는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이 분들의 이야기는 정답은 아닙니다. 다만, 한 발짝 앞선 경험이 작은 도움이자 위로는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이 책을 시작으로 기획자들의 이야기가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프로덕트 클럽
권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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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나는 서비스 기획자입니다> 구매링크 forms.gle/9dJChUEDywHhM77Q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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