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웃으면서 죽는 것

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장병조)

by 장병조

나는 어렸을 때부터 죽음에 대해서 많이 생각했다. 그리고 삶이란 무엇인가에 관해서도 종종 생각하곤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나의 예시로, 초등학생 때의 일기장에 ‘삶이란 왜 이렇게 지루한 걸까?’, ‘나는 왜 살까?’라는 질문들이 적혀 있기도 하다.


아마도 어렸을 때부터 무의식중에 삶의 의미와 가치를 계속해서 찾아왔나 보다. 그래서인지 나는 요즘도 혼자 사색하기를 좋아하고, 내가 누구인지, 앞으로 누구이고 싶은지 상상해보기를 즐긴다. 그러다 보니 ‘누구, 나’라는 자아 탐색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고, 4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누구나에서 100여 명의 사람과 만나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오기도 했다.


나는 솔직히 아직도 내가 누구인지 모른다.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나를 둘러싼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함께 변화할 것이고, 내가 그 변화를 인지하는 속도는 언제나 변화의 속도보다 늦다. 그래서 나는 변화가 일어나고 한참 뒤에서야 스스로가 어떤 모습으로 변했는지 깨닫는다. 즉, 내가 나라고 정의하는 나는 그 순간에는 이미 내가 아니며, 지나가버린 자기이며, 다른 과거와 현재 속에 마구 뒤섞인 자기이다.


그러나 내가 죽을 때까지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는 나의 소속이랄까 특징이 몇 가지 있다. 큰 틀과 같은 것들인데, 내가 죽을 때까지 나는 ‘우주먼지’, ‘생명체’, ‘동물’, ‘수컷’, ‘인간’으로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럼 나는 그 존재로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하고 싶을까?


첫째, 우주먼지로서 세상을 마음껏 떠다닐 수 있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질 수 있다. 내가 두둥실 떠다니다 사라진다고 한들 이 세상에는 큰 변함이 없다. 그래서 나는 지구별에 떠내려온 우주먼지로서 세상을 여행하고 싶어졌다. 때로는 위험을 감수한 모험을, 때로는 편안하고 즐거운 관광을 말이다.


둘째, 나는 생명체이자 동물, 수컷으로서 짝을 찾고 무리를 이룰 수 있으며, 종족의 번영에 힘쓰고 싶다. 유치원에 입학하기도 전부터 나는 결혼하는 게 꿈이었다. 한 가지 일화로 유치원 때 옷을 빼입고 해바라기 한 송이를 사서 여자친구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 그녀와 결혼하는 게 꿈이었으므로.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녀와는 친구로 지내고 있다. 물론 이제는 취향이 많이 바뀌어 각자 다른 사람과의 결혼을 꿈꾸고 있다. 지금 나의 여자친구 방꾸녀는 아이를 10명 낳고 싶다고 한다. 못 낳아도 3명은 낳겠다고 한다. 그 마음 변치 말길 바라!


셋째, 인간으로서의 꿈이다. 나는 인간으로서 인간 사회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 돼서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나는 어릴 때부터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싶었다. 물론 더 낫다는 말의 기준이 모호하긴 하다. 내가 생각하는 더 나은 세상이 누군가에게는 지금보다 별로인 세상일 수 있다. 그리고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수혜자가 있겠지만, 예상치 못한 피해자도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만든 결과물들은 늘 우리의 의도와 다른 영향을 세상에 미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나는 그냥 ‘나의 세상’을 만들고 싶은 것도 같다. 더 나은 세상보다는 ‘내가 바라는 세상’이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한 표현인 듯하다. 그리고 그곳은 더 많은 사람이 꿈과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세상이다. 나는 사업과 교육이라는 두 가지 수단으로 그러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다양한 존재로서의 꿈을 생각하다 보니, ‘내가 이렇게까지 꿈을 갖는 이유는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마 ‘죽음’이라는 삶의 끝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라는 존재가 무한한 시간 동안 존재한다면 나는 지금처럼 꿈꾸지 않았을 것이다. 존재가 존재로서의 시간을 다하면 소멸하는 세상, 끝이 있는 세상에 있기에 나는 꿈을 꾸는 중이다. 풀어 말하면, 생명체로서 나의 욕망은 끝이 없는데 내게 주어진 시간과 에너지는 끝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나는 꿈을 꾸고 있다.


즉, 나의 꿈은 죽음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고, 그 꿈은 결국 다시 죽음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나는 ‘그렇다면 내 인생의 최종 목적지는 죽음이고, 나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생각하면 되는구나.’라는 나름의 깨달음을 갖게 됐다. 그러자 꿈이 하나 생겼다. 어쩌면 내 삶의 궁극적인 꿈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건 바로 ‘웃으면서 죽는 것’이다.

사진_Chapter7_우리의꿈_병조_3_웃자.jpg 언제까지나 웃음을 잃지 않길

■ 다음 이야기(2026.2.8.일 업로드 예정)

□ Chapter7. 우리의 꿈(방꾸쟁이 장병조 편)


"내가 노인이 된다면"

→ 우리는 어릴 적 10년 후, 20년 후 나에게 편지를 쓰곤 했다. 그런데 이제는 어린이가 아니니 조금 더 나아가보려고 한다. 40년, 50년이 지나 내가 할아버지가 된다면?!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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