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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운 Apr 18. 2021

김포공항과  '인서울27' 골프클럽의 숙명

2018년 3월 한국공항공사에 부임해서 보니 김포공항 활주로 바깥쪽에 조성되고 있는 골프장이 거의 완공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2012년  2월 당시 부처 명인 국토해양부의 항공정책과장으로 임명되자마자 한국공항공사 직원들과 함께 골프장 건설을 위한 선결 요건으로서 국유지였던 골프장 부지를 한국공항공사에 무상 현물출자가 되도록 함께 노력하였던 기억이 떠올라서 매우 반가웠다.   


국토교통부는 김포공항의 소음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1996년부터 김포공항 활주로 인근의 토지를 매입하고 그곳에 거주하던 사람들을 보상을 통해 이주시키고 전답 이용도 중지시켰다. 그런데 소음피해 해소를 위해 확보한 30만 평의 완충지역이 한국공항공사의 애물단지로 변해가기 시작한 것이었다.


관리를 위탁받은 한국공항공사는 완충지에 건축물 폐기물, 생활 쓰레기를 무단 폐기하는 양심이 없는 사람들과 무단 거주자들로 골치를 앓게 되었고, 감시인력의 투입과 쓰레기 수거와 폐기에 많은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다지 골프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좋지 않았던 그 시기임에도 공항소음 완충지역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면서도 도시 미관상 보기 좋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으로 모색된 것이 골프장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2004년 11월 25일 당시 국토교통부 차관 주재 관계기관 합동회의 결과 소음 완충지역을 녹지조성이 가능한 골프장으로 개발을 하기로 한 후 오랜 기간 골프장 건설을 위해 노력을 해오는 과정에서 마지막으로 선결되어야 할 과제는 개발 규제의 완전 해소와 국토교통부 소유 대규모 국유지의 무상 출자였다.


완충지를 골프장으로 개발하는데 장애가 되는 규제를 완전히 해소하고 국유지 무상 출자를 조속히 실현하기 위하여 부랴부랴 보고서를 작성하였다. 어느 일요일 장관님 주재 회의를 개최하는 등 국토교통부 내의 토지이용에 대한 이견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여 국토교통부 내에서는 특별한 의견이 없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다음은 국유지를 무상출자하는 일에 전념했다.


국유지를 골프장으로 전환한다는 데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완충지역 현장을 기재부 담당자들과 함께 가서 설명하고 특히  당시 사장이셨던 성시철 사장과 직원들의 끈기 있고 지속적인 설득으로 국유지의 한국공항공사로의 무상전환이 이루어지고 토지문제가 완전히 해소됨으로써 본격적으로 골프장 사업을 민간투자 방식으로 추진하게 되었던 것이다.


2014년 4월 19일에 사업자로 ㈜귀뚜라미를 대주주로 하고 호반건설, 롯데건설, 중앙미디어 네트워크, 부곡 증권이 지분 투자한 김포 골프클럽 컨소시엄(현재는 인서울27 골프클럽으로 명칭 변경)이 선정되어 2016년 11월 1일에 공사 착공을 하여 2019년 10월 26일에 개장하게 되었다. 20년간 운영한 후 토지의 소유주인 한국공항공사에 기부하게 되어 있다.


골프장 건설을 결정한 이후 15년이란 오랜 기간이 소요된 후  우여곡절 끝에 완공되기는 하였지만, 완성 후에는 서울 시내의 유일한 골프장인 장점 때문에 성업이면서도 나쁜 평도 있을 수밖에 없는 숙명을 지닌 골프장이다. 완충지역 밖은 바로 논이고 바로 옆은 공항이 있는 협소한 곳에 골프장을 건설하다 보니 인근 농지와 공항에 골프공이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방지망을 많이 설치하여 티샷 하는 위치가 불편하기도 하다. 또한,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유지된 물웅덩이가 많아서인지 라운딩 한 사람 중에는 골프장에 대하여 어렵다고 평가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한다.


골프장 건설에 필요한 국유지를 한국공항공사로 현물출자가 되도록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였고, 공사의 부사장으로 부임하여 골프장의 개장을 맞이한 나로서는 그 건설과정과 골프장의 한계를 잘 알고 있으므로 많은 난관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조성된 이 골프장이  김포공항을 구성하는 완충녹지로서 사랑받는 골프장으로 발전되었으면 한다.

인서울 27 전경(인서울 27 홈페이지)

이 골프장에 대한 비평에 대해 “골프장은 골프장 부지여건에 맞추어 개발되는 것이라서 쉬운 골프장이 있는 반면 어려운 골프장도 있으므로 어려운 골프장에서 라운딩 할 경우 이를 극복하는 것이 골프의 묘미”라고 말하고 싶다. 너무 어려우면 싫기는 하다! 습지도 100% 보존하고자 하였고 바로 옆에 공항이 있어 공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없었던 한계에도 골프장으로서 면모를 갖추고자 노력했던 관계자들의 고충도 이해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은 골프장 내에 큰 나무들이 많지 않지만, 세월이 지나 식재된 나무들이 자라게 되면 더욱 쾌적해지고 외곽에 설치한  비구 방지망도 줄여나가서 경관도 훨씬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한편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서 최상의 골프장으로 만들었으면 좋았겠다는 안타까움도 있다. 차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어려운 코스이기는 하지만 서울 시내에 있는 유일한 골프장으로 매우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인서울 27’은 성업이라고 한다.


다만, 사업이 잘되는 상황이더라도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함과 동시에 골퍼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골프장을 운영해서 불만을 최소화하는 것이 사업자의 이익과 부합하며 공유지 위에 개발한 골프장이라는 점도 잘 고려해서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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