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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써니 Nov 07. 2024

AI시대, 교육은 어떻게 가야 할까.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에 끼여 살아온 세대가 보는 관점.

나는 일선 학교에서 일하면서, 두 아이의 학부모다.

AI가 음악도, 미술도 모두 만들어 재끼고 있다.

그럼 이제는 지금 하고 있는 아날로그식 교육이 필요 없을까?


결론을 먼저 말하겠다.


절대, 아니다. 오히려 더 필요하고 중요해졌다.

이제부터 왜 그런지,

내가 직접 경험한 것으로부터 나의 그동안의 지식을 곁들여 말해보겠다.


누구나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듣고,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은 시대가 되었다.

글도 마찬가지로

미드저니로 그림을 그려

챗지피티로 스토리를 짜서 책을 낼 수 있다 한다.


수익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한다.


그래서 나도 한 번 생성형 음악 사이트에 회원가입을 하고

만들어보았다.


결과는?

아주 형편없다.


유튜브에서 하는 것처럼 똑같이 해 본다고 해봤는데,

안 된다.


영상 속 유튜버가 악의의 편집으로 잘 된 것만 편집했나?

아니, 그렇지 않다.


음악을 만들려면

음악에 대한 용어와 이해가 필요하다.

어떤 음악을 만들 건지 먼저 정해야 한다.

슬픈 음악일지, 흥겨운 음악일지,

어떨 때 들으면 좋을지, 분위기가 어떨지

정해야 한다.


정했다면,

어떤 악기를 어떻게 적절히 배치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슬픔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어떤 악기를 써야 할지

악기의 특징, 음색 등을 모두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만들 수 있다.


그럼 미술 쪽은 또 어떠한가.

미술도 여러 갈래가 있다.

한국화, 서양화 등 자신이 그리려 하는 화풍을 정해야 한다.


그림도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이론은 알고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피카소와 같은 그림 풍으로 그려보고 싶다면

피카소가 어떤 붓으로 그렸는지, 어떤 생각으로 그렸는지

AI에게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그래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드는 것은 AI가 잘 하지만

그 생각을 담는 것은 인간이기에

더 교육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그림과 음악은 정말 형편없다.

AI 잘못이 아니라,

그 AI에 맞는 프롬프트(AI에게 일을 해달라고 할 때 쓰는 명령어)를

잘 알고 있지 않고,

인간의 언어로 제시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인간의 언어는 상황적인 언어가 많고,

한국어는 더더욱 그러하다.


소위 시쳇말로 '알잘딱깔센'이라고 하지 않나.

알아서, 잘, 딱 맞게, 깔끔하게, 센스 있게

일처리를 하는 것.


이것도 챗지피티에 물어봤더니 대답해 준다.


아날로그 시대에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힘을 들여 움직이게 하는 것이라면

디지털 시대에 AI는 사용자의 일을 '알잘딱깔센'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그래서 프로그램 사용자의 생각, 성품, 인성, 태도 등 모든 것이 반영된다.


교육에 필요한 건

인문이 가미된 과학이다.


보이저 호를 쏘아 올린 것은 우주를 탐사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다.

하지만, 칼세이건은 마지막 태양계를 벗어날 때,

광활한 우주를 향해 가는 보이저 호의 고개를 틀어

우주 속의 지구를 찍어야 한다고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보이저 호가 누구를 위해 그렇게 모험을 떠나는 것인지,

지구가 우주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겨질 마지막을

선사한 것이다.


AI가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보이저 호라면,

AI를 사용하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성찰해 가는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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