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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븐데이즈 Jul 30. 2021

04. 삶을 튜닝(Tuning)하라

#튜닝 #균형 #조율 #기준점

시간을 튜닝(Tuning)하라.


우리 부부는 무작정 떠나는 것을 즐긴다. 자동차를 운행하는 중간에 목적지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들은 쓸데없는 행동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우리는 그 자체를 즐겁게 여긴다. 라디오를 켜고 좋아하는 채널을 선택한다. 도심을 벗어나면서 문제가 생겼다. 라디오에서 잡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부랴부랴 주파수를 맞춘다. 깨끗하고 맑은 소리를 찾았을 때, 비로소 안정적인 운행이 계속된다.

바로 튜닝(Tuning)이다. 


우리나라에 텔레비전이 처음 공급되었던 때가 떠오른다. 김일 선수의 레슬링 프로그램이 한 장 인기를 얻고 있을 때, 텔레비전을 켰는데 화면이 선명하지 않다. 형이 밖에 나가 안테나의 방향을 조정한다. “형~! 왼쪽으로! 조금 더, 아니 다시 오른쪽으로~~! 와~ 됐다. 됐어!” 이렇게 해야 선명한 화면을 시청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튜닝은 사람이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수없이 반복하는 행위다. 알게 모르게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라디오나 텔레비전 방송 등에서, 수신기나 수상기의 다이얼을 돌려 주파수를 맞춰서 특정한 방송국을 선택하는 일 또는 악기의 음을 일정한 표준음에 맞도록 고르는 일”이라고 말한다.


이런 장면을 떠올려 보라. 당신은 오케스트라 연주를 보기 위해 공연장을 찾았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에 올라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오보에가 A음을 분다. 이어서 수석 바이올린이 A음을 맞추면 모든 악기들이 A음에 맞도록 조율하며 통일된 음정을 맞추게 된다. 비로소 지휘자가 등장하고 연주가 시작된다. 아름다운 선율이 공연장을 가득 메우고 관객들은 감동의 선율 속에 빠져든다. 그날의 연주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언제일까? 바로 모든 악기들이 A음에 정확하게 조율되는 순간이다. 


당신의 삶에서 기준이 되는 A음은 무엇인가?


피아노 조율의 명장이라 꼽히는 이종열 조율사라는 분이 있다. 이 분의 나이가 올해로 80세인데 65년간 이 일을 해왔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해 왔다고 하니 평생 조율만 해 왔다. “당신에게 있어 ‘조율’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율’은 ‘타협’이라고 말한다. ‘도’를 쳐 놓고 4 도위 ‘도’를 쳐보고 5 도위 ‘도’를 쳐본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이 내가 ‘도’를 이렇게 맞추어도 되는지 물어보고 좋다고 하면 그때야 비로소 기준이 잡힌 것이라고 한다. 이 기준 위에 ‘레’ ‘미’를 맞춰 나간다고 한다. 기준인 ‘도’가 제자리를 잡지 못하면 모든 것이 엉망이 되는 것이다. 


인생의 기준은 무엇일까? 기준을 잘 못 잡아서 엉망이 된 인생은 없었을까? 나의 삶을 조율하는 기준점을 갖고 있는 것은 축복이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성경에 나오는 다윗(David)을 안다. 다윗은 한밤중 옥상에 올라 달빛을 즐기다가 한 여인과 시선이 맞닿았다. 다윗의 마음에 그 여인이 들어왔다. 그것은 욕망이었다. 갖지 말아야 할 것이었다. 오만과 욕망이 다윗을 사로잡았다. 그 여인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을 때 다윗은 번민한다. 여기서 끝냈어야 할 관계다. 충성스러운 장군의 아내다. 넘어서는 안 될 관계다. 오만과 욕망은 장군을 죽음으로 몰아내고 그 여인의 발을 씻긴다. 두렵지 않았을까? 두 사람은. 태만과 오만, 욕망이 덮쳐 왔을 때 다윗의 전인격은 흐트러진다. 빛 아래 밝혀졌을 때 그들은 고통 속에 머물게 된다. 최고의 왕으로 칭송하던 함성과 박수에 숨겨져 있던 한 사람은 처절하게 깨어지고 나약함이 드러난다. 여인의 배는 불러왔다. 왕은 자신을 잃었고 여인은 남편을 잃었다. 그리고 다윗은 7일 동안 어둠 속 바닥에 엎드렸다. 그는 무엇을 떠올렸고 무엇을 애통했을까? 7일이 되었을 때 여인의 태중의 아이는 죽었다. 이 소식을 듣고 다윗은 일상으로 돌아왔다. 7일(일주일)은 다윗에게는 튜닝의 시간이었다. 다시 다윗으로 돌아오는 시간이었다. 이때 기록된 성경이 시편 119편이다. 성경에서 가장 긴 내용을 품고 있다. 세밀하게 자신을 튜닝하는 내용으로 가득한 시(詩)다. 다윗의 기준점은 무엇이었을까?

“당신의 말씀은 내 발에 등불이요, 나의 길에 빛이옵니다.”(새번역, 시 119:105)

자신을 튜닝한 다윗은 다시 그 여인 앞에 섰다. 두렵지 않았을까? 흐트러졌던 죄의 기억이, 그 여인은 원망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튜닝의 시간은 다윗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다. 다시 서로가 마주 섰다. 오만과 욕망이 아니 용서와 긍휼의 마음으로 서로를 안아주었다. 잃어버린 아이를 대신할 새로운 생명이 잉태된다. 그 아이의 이름은 ‘여디디아’(하나님의 사랑을 입은 자), 솔로몬이 태어난다. 튜닝의 끝에서 마주하는 결과는 태만과 오만, 욕망, 시기, 질투, 다툼, 분노가 아니다. 용서와 화해, 사랑과 기쁨이다.


결국은 시간 조율사(Tuner)


튜닝의 과정은 네 가지 측면 즉 신체적 영역, 영적(정신적/지적) 영역, 사회적 영역 그리고 시간 영역에서 튜닝되어야 한다. 우리는 네 가지 영역에서 모두 현명하고 균형 잡힌 방법으로 다루어야 비로소 가장 적합하고 효과적으로 될 수 있다. 한 영역이라도 무시한다면 이것은 나머지 영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여기에서는 시간영역을 말하고자 한다. 시간을 튜닝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전에 언급한 잃어버린 시간을 찾듯이 나의 시간을 점검하고 조절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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