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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씨 Nov 11. 2020

장소가 행동을 촉발한다.

건축은 사람을 바꿀 수 있는가. 

<bord de seine> Photograph by izis


그림은 연인들이 밀담을 나누며 사랑의 언어를 속삭이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도시의 어느 장소에 가면 이와 같이 이상하게도 무언가 행동을 촉발시키는 분위기를 만들며 그 분위기에 편승하게 만드는 공간적 구조가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구조주의와 건축이론, 임기택]




길을 걷다 보면 지칠 때 의자가 아니지만 앉을 수 있는 곳들이 있다. 그것은 화단일 수도 있고, 어느 상가의 문 앞일 수도 있다. 걷다가 운동화 끈이 풀어지면 바로 그곳에서 쪼그려서 신발끈을 묶기보다는 좌우를 살피고 신발을 올려서 적당히 허리를 굽혀서 신발끈을 묶을 곳을 찾는다.


위의 사진은 헤르만 헤르츠버거가 그의 저서에 삽입한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연인들이 나무와 어느 벽 사이에서 키스를 하려고 한다. 저 좁은 공간이 연인들이 저렇게 행동하게 만든 것이다. 장소는 사람들에 어떤 행동을 할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새로운 카페에 갈 때마다 나는 다른 기분을 느낀다. 예를 들어 상수의 '이리카페'는 가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60, 70년대에 온 느낌이고 주위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예술가처럼 느껴진다. 노트북으로 무언가 작업을 해야 할 때는 홍대의 '커피스미스'에 간다. 커피스미스는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2층에서 도로를 바라보면서 오랫동안 작업을 하기 좋다. 가끔 분위기 좋은 곳을 가고 싶을 때 혹은 친구와 만날 때는 서교동의 '앤트러사이트'로간다. 

각 카페들의 높이, 공간, 사람의 수, 냄새, 촉감, 재료, 인테리어 커피 등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각기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러한 사실은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집에서 있어서는 쉬는 공간, 일하는 공간, 요리하는 공간 등 각 공간들에서 행동을 이끌어내는 공간들을 만들 수 있음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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