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리 해넘이가 웅장한 날들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먹먹해지는, 그런 날들이 있었다.
유독, 몸도 마음도 힘든 어느 날들이었다.
하루의 고단함만큼 노을빛은 더 강렬하고 다채로웠고, 그런 하늘을 마주할 때면 가슴이 뭉글했다.
괜찮은 줄 알았는데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
가슴속 응어리 같은 게 갑자기 느껴지는 순간,
괜찮지 않았음을 깨닫는 순간.
나의 기진이 만든 노을빛이 찬란해서 울컥하는 어느 날.
퇴근길 하늘이 웅장한 날들이 늘어갔다.
어느 날은 전보단 덤덤했고, 어느 날은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러다 하늘이 어두워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무던해졌다.
불현듯 하늘이 웅장한 날,
나의 지난한 하루를 위로한다.
이런 하늘을 여기서 다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