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일한 사대생 Jul 24. 2024

신호등


청록빛이 켜짐과 동시에 깜빡이기 시작한다. 시작됐다는 건 결국 끝나간다는 신호다.

시작하기 전부터 앞으로 나갈 준비를 전부 마쳐야 한다.
불이 켜진 후 준비한다면 그건 이미 늦기에.


그렇다고 신호를 보기 전부터 시작해선 안된다.
위험해질 수 있다.

결국 필요한 건 8할이 다름 아닌 마음의 준비

마음의 준비를 미처 마치지 못한 켜진 상태로 마주한 청록빛은 붉은빛이나 다름없다.


아주 검붉은 빛이다.


.

.

.


미처 준비되지 않은 나는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 채
준비선에 우뚝 서서

빛의 작은 변화를 그저 관망할 뿐이다.

인생에 몇 번이나 눈앞에 켜진 청신호를 흘려보냈을까?
황망한 생각이 들 때쯤 이내 다시 초록불이 켜졌다.

그래도 결국 다시 켜진다.

금방 돌아온다.



.

.

.



시작됐다는 건 결국 끝나간다는 신호.

시작과 끝 그 애매한 경계에서

나는 빛의 변화를 그저 관망할 뿐이다.






#짧은글 #시 #글감

매거진의 이전글 불안이는 열정을 닮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