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덕여대 공학 전환 반대 시위는 지식인들의 민주적이고 합당한 권리 주장이 아니다. 그저 남혐 집단의 어리석은 외침에 불과하다. 목놓아 외치는 그들만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리석음은 더욱 두드러진다.
개인 대 단체의 의견 대립, 충돌은 언제든 있을 수 있다. 시위 또한 그러한 과정 속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일련의 사건이다. 그리고, 시위가 항상 평화적이어야 하는 것 또한 아니다.
따라서, 이번 동덕여대 시위에서 필자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그들의 폭력성, 누구보다 여권 신장에 힘썼던 창립자 흉상을 테러하는 낮은 시민의식이 아니다. 추구하고자 하는 시위의 방식은 시위자가 마땅히 택할 수 있다. 물론 전혀 현명한 방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의견은 '그들 집단' 외엔 아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지 않는가?
그렇다면 그건 효과적이지 않은 방식이다. 재고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오늘 주목하고 싶은 부분은 다름 아닌 그들이 진행하는 시위의 '내용'이다.
소멸할지언정 개방하지 않는다.
학교에 개저씨가 너무 많다.
(시위를 말리는 여자 교수님을 향해) 네가 뭔데? 꼰대 닥쳐
여대의 목표는 흡수가 아닌 자연 소멸이다.
(취업설명회 부스를 부수고 그 자리에) 지금 이런 거 할 때냐?
출처:동덕여자대학교 공학 전환 반대 시위 현장
기타 등등 너무 많은데, 시위 문구를 보고 확신했다.
아, 이건 남혐 시위구나.
애초에 공학 전환이 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건지 전혀 모르겠고, 이미 대졸인 입장에서 되든 말든 나와는 관련도 없지만 개인적인 의견은 차치하고...
이런 반응을 들으면 반대 입장에서 내놓을 입장을 예상하고, 반박까지 해보겠다. 이렇게 소프트한 말투로 말씀하실 것 같진 않긴 한데ㅎ 그래도 최대한 예쁘게(^^) 예상해 보겠다. 예쁜 말만 듣고 싶으니까.
???: 애초에 여자대학교에 여자만 다니게 해 달라는 게 뭐가 그렇게까지 잘못된 주장인가요?
A. 네, 그렇게까지 잘못된 주장입니다.
지금까지는 여자대학교로서 여학생만 다녔다 해도, 상황이라는 건 언제 어떻게든 알맞은 형태로 변화할 수'도' 있는 겁니다. 동덕여대는 개인 또는 사법인이 설립하여 경영하는 사립학교이니, 더더욱 학교의 미래 이윤에 더욱 이득이 되는 방향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제기될 수 있는 것이고요.
'창립 시 여대였으니 앞으로도 평생 쭉- 여대여야만 한다'는 주장은 한 개인의 의견은 될 수 있지만, 이치에 맞는 논리는 될 수 없습니다.
???: 재학생 동의를 받고 진행하는 것이 우선이었을 텐데요. 학교의 주인은 재학생이니까요.
A. 학교가 재학생의 동의를 받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한다면 물론 좋겠죠. 유토피아적으로다가.
그런데 학교의 주인이 과연 정말 재학생일까요? 정말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학교의 주인'이라 한다면 [단체 따위를 책임감을 가지고 이끌어 가는 사람]을 일컫는 말일 텐데, 등록금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연 주인 행세가 가능할까요? 그것이야말로 갑질 아닌가요?
'돈 냈으니 이곳의 주인은 나야, 나에게 전부 묻고 결정하지 않으면 부숴버리겠어'라는 마인드?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 아닙니다.
그저 동등하게 의견을 낼 수 있는, 학교라는 집단을 이루는 수많은 구성원 중 하나일 뿐입니다. 구성원의 의견은 수용될 수도 아닐 수도 있죠. 본인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는다 해서 난동을 부리는 구성원을 보고 우리는 '갑질한다', '진상이다'라고 말합니다.
당신들이 과잠에는 소중히 비닐포장을 해두고, 캠퍼스에는 락카칠과 오물 범벅을 해놓은 것을 보며 무엇을 '내 것', 무엇을 '남의 것'으로 여기는지 그 무의식에 대한 판단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 요즘은 대학 입학할 때 '계약'도 하나 봅니다...
대체 누구와 어떤 계약을 하신 건지?
등록금은 말 그대로 대학에 강의를 듣고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등록하는 비용이고, 그 누구도 한번 여대는 쭉 여대로 유지시켜 주겠다고, 남학생은 절대 배척해 주겠다고 학생들과 '계약'하지 않았어요.
???: 원래 시위는 조용하게 하는 게 아니라,
시끄럽게 하는 겁니다.
반드시 평화시위일 필요 없다는 점은 동의합니다.
방법은 다양하니까요. 하지만 자고로 시위는 궁극적으로는 집단이 원하는 목적을 쟁취해 내는데 그 이의가 있죠. 그냥 세상 시끄럽기만 하고, 집단 이미지만 나빠지고, 전혀 관련 없는 타인에게 경제/신체/정신적인 피해를 주고, 당신들과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은 묵살하기까지 하면서, 그렇지만 시위는 '원래' 이런 거라며 우리는 정당하다고 정신승리하는 데 있지는 않습니다.
동덕여대 학생 여러분, 이러한 시위 방식으로
소취(所趣) 하던 바를 이루셨나요?
제발... 선민의식에 젖어 이 사회에 불필요한 죄책감과 피해의식을 퍼뜨리는 행위들을 멈춰주세요.
공학 전환에 찬성하는 것도, 찬성하지 않는 것도 모두 존중받아 마땅한 하나의 의견일 뿐입니다. 남에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본인의 의견을 관철시키려 드는 행위, 그것이 바로 현재 이 사회를 병들게 만들고 있는 당신들의 우월주의입니다.
여자대학교에 재학 중인 페미니스트 여러분!
학교 이름을 내걸기 전 제발 당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다른 여학우들의 입장도 생각해 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