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앤 더 시티 그 첫 번째
뉴욕 맨해튼 시티를 대표하는 드라마는 누가 뭐라 해도 '섹스 앤 더 시티' 일 것이다. 영화 세렌디피티로 처음 소개하는 글에서도 섹스 앤 더 시티를 언급하며 섹스 앤 더 시티에 나오는 뉴요커들이 뉴욕 맨해튼 시티에 대한 사랑과 자부심이 얼마나 강한지 에피소드를 소개했었다.
뉴욕 시티 찬양!
섹스 앤터 시티에서 여주인공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가 프랑스에 가서 자신은 미국이 아닌 뉴욕에서 왔다고 말하는 장면을 보면 뉴욕 시티에 사는 사람들의 맨해튼에 대한 자부심을 알 수 있다. 앞으로 이 글에서 뉴욕이라 하면 뉴욕 시티 맨해튼을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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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다른 이야기지만, 캐리 이야기를 하니 생각나는 뉴욕 시티 찬양 두 번째 - 핸드폰 앞 번호
캐리는 오랫동안 사용하던 전화기를 멕시코 캔쿤 어느 바다에 던져 버리고 뉴욕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개통하는데 917 번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하자 몹시 실망하며 212는 더 이상 뉴욕이 아니라고 말한다.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뉴욕을 받아들이지만 기억에 남는 뉴욕 시티 찬양 에피소드였다.
섹스 앤 더 시티에는 4명의 여성이 등장한다. 낭만적이지만 자기 욕구에 충실한 칼럼니스트 캐리 브래드쇼 (Carrie Bradshaw), 자유로운 영혼의 자수성가한 홍보회사 대표 사만다 존스 (Samantha Jones), 보수적이고 가정적인 큐레이터 샬롯 요크 (Charlotte York), 그리고 이성적인 변호사 머란다 홉스 (Miranda Hobbes)가 그들이다. 섹스 앤 더 시티는 4명 여성의 일, 사랑, 그리고 우정의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1998년 6월에 시즌 1로 시작해서 2004년 2월 시즌 6을 끝이난 HBO의 오리지널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와 2편의 영화 그리고 2023년 방영한 속편인 And Just like that이 있다. 하지만 러브 스토리 이면에 뉴욕 맨해튼 시티라는 랜드마크를 통해 뉴요커의 라이프스타일을 오롯이 보여주는 콘텐츠이기도 하다.
브라이언 파크 Bryant Park
브라이언 파크는 뉴욕 맨해튼 시티의 중심, Midtown Manhattan에 있는 아담한 공원이다. 5번가와 6번가 사이, 그리고 40가와 42가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뉴욕에서 5번가만큼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길이 42가 일 것이다. 서쪽으로는 포트 오쏘리티 버스 터미널 Port Authority Bus Terminal, 말이 필요 없는 타임스퀘어 Times Sq가 있고 동쪽으로는 기차역인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 Grand Central Terminal이 있으며 그 한가운데 브라이언 파크가 있다.
브라이언 파크는 퍼블릭 공원 public park으로 공원의 동쪽에는 아름다운 뉴욕 시립 도서관 New York Public Libray가 위치하고 있다. 뉴욕 시립 도서관이 5번가를 메인 출입구로 두고 있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브라이언 파크가 뉴욕 시립 도서관의 안뜰인 줄 았을 정도로 뉴욕 시립 도서관 또한 역사적인 랜드마크이다.
잠시 뉴욕 시티의 공원들에 대해 설명하자면, 우리 모두 잘 알 듯이 뉴욕 시티에는 상징적인 공원들이 있다. 뉴욕 시티의 심장과 같은 센트럴 파크 Central Park는 5번가와 8번가 사이 그리고 59가와 110가 사이 걸쳐있는 방대한 공원이다. 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편에서 설명했듯이, 뉴욕의 철도 신흥 부자들이 기존의 올드 머니 가문이 살았던 머레이힐 지역에서 어퍼이스트 사이드 지역으로 이사하면서 이들의 요지가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고급 콘도 등의 거주지는 물론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구겐하임 미술관등의 사교 문화 시설이 센트럴 파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다음으로 알려진 공원은 뉴욕 시티 가장 남쪽의 배터리 파크 Battery Park이 있다. 엘리스 섬과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으며 그곳으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 근처 월스트리트가 있어 젊은 공원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으로 알려진 공원은 워싱턴 스퀘어 파크 Washington Sqare Park 가 아닐까 한다. 뉴욕대학교 New York University가 있는 그린위치 빌리지 Greenwich Village에 위치하여 젊음과 자유로움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그 외에 유니언 스퀘어, 그래머시 파크 등등 알려진 공원이 있지만 여기서는 이렇게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사실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에는 뉴욕 시티의 거의 모든 공원과 랜드 마크가 나온다. 위에서 언급된 공원들은 여러 번 배경으로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왜 브라이언 파크에 대해 가장 먼저 써야겠다고 생각했을까?
HBO
2004년 2월 22일,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는 시즌 6을 끝으로 종영한다. 이 날 나는 브라이언 파크를 걸어가고 있었고 길가에서 많은 여성들이 인터뷰하는 것을 보았다. 당시는 이유를 몰랐는데 다음날 미국의 연예가중계 같은 엑스트라 Extra를 보고 이유를 알게 되었다. 최종회를 함께 보기 위해 팬들이 모여들었고 지금은 다른 곳에 있지만, 당시 제작사였던 HBO는 6번가와 42가에 위치하고 있었고 방송국에서는 HBO와 가까운 브라이언 파크 앞에 모인 팬들을 인터뷰한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브라이언 파크 하면 HBO가 먼저 떠오르고 이 드라마가 생각난다. 최종회가 방송되던 날, 팬들은 삼삼오오 모여 자신들만의 아쉬움을 달랬는데 극 중에서 캐리의 칼럼을 뉴욕 생존 바이블 New York Survival Guide라고 표현한 것처럼 섹스 앤 더 시티 드라마는 뉴욕 맨해튼을 살아가는 20대 30대 여성들의 생존 바이블과 같은 것이었다.
뉴욕패션위크
이런 개인적인 이유 이외에도 드라마에서 브라이언 파크는 많은 상징을 나타낸다. 지금은 서쪽으로 옮겼지만, 세계 3대 패션위크였던 뉴욕 패션 위크는 매해마다 브라이언 파크에서 열렸고 뉴욕의 상징이었다. 애인인 배우 스미스를 따라 LA로 이사했던 사만사는 뉴욕의 생활이 그립고 뉴요커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 중요 행사마다 뉴욕으로 왔다. 모피코트를 입고 뉴욕 패션위크에 참석했던 사만사에게 동물보호단체에서 계란을 투척하고 사만사는 이것이 뉴욕이라며 오히려 이런 뉴욕이 그리웠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는 장면이 있다. 다이내믹한 패션도 자유로운 의견을 표현하는 시위도 모든 것이 하나의 뉴욕 라이프 스타일이었고 그 중심에 뉴욕패션위크와 브라이언 파크가 있었다.
뉴욕시립도서관
캐리와 오랜 시간 사귀었던 그의 남자친구 빅 Mr. Big과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된다. 그들의 결혼은 유명 패션 잡지 보그 Vogue에서도 관심 가질 정도로 뉴욕의 최대 이슈로 떠오르게 되고 캐리는 결혼식장을 고민하게 된다. 어느 날 캐리는 책을 반납하러 뉴욕시립도서관을 가게 되고 1895년에 지어진 아름다운 건물( 이 건물 또한 애스터 Astor 집안과 관련 있다)에서 결혼을 하기로 하지만, 결국 빅이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게 되고 뉴욕시립도서관에서는 결혼식이 열리지 않는다. 그들은 화려함과 관심의 상징인 뉴욕시립도서관 결혼식을 내려놓고 뉴욕시청에서 둘 만의 작은 결혼식을 선택함으로 화려한 뉴욕의 삶 속에서 결혼의 진정성을 깨달으면서 자신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가는 또 다른 뉴욕 라이프스타일을 보여 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