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밍웨이 Apr 08. 2024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은 피었다.

운이 좋게도 우리 집 근처 걸어서 2~3분 거리에 호수공원이 하나 있는데 주변이 모두 벚꽃 나무길로 이루어져 있다.

봄이 올 때마다 이 동내 살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타지에서 벚꽃구경을 하기 위해 우리 동내까지 오는 사람들을 볼 때면 내 어깨가 으쓱하곤 한다.

그렇게 올해도 어김없이 벚꽃이 피기 시작했고 이번주에 벚꽃이 만개하여 봄바람이 불 때면 벚꽃 잎 눈발을 날리며 한 폭의 그림을 그리는 그리게 되었다.

한 번은 낮에 가서 혼자 구경하고 한 번은 가족들이랑 저녁 산책할 때 벚꽃 야경을 구경하기도 하고 한 번은 주말 낮 벚꽃 나무 아래에서 간단한 소풍을 즐기기도 했다.



심란한 마음이 평화로워지는 순간이다.

가끔 벚꽃이 다시 온 모습을 보면 아무것도 못했는데 다시 봄이 온 것에 대한 슬픔이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그 슬픈 마음은 이내 가라앉고 다시 평화로워진다.

보통 벚꽃을 보러 가면 보러 온 많은 인파들은 연인 또는 가족 단위가 많다.

서로 사랑하는 연인들 , 화목하고 행복한 가족들

이런 사람들 사이에 파묻혀 벚꽃 구경을 하다 보니 나도 뭔가 행복하고 따듯해지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물론 귀여운 딸과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셋이 손잡고 벚꽃 산책길을 걸을 때면 잠깐이나마 돈에 대한 압박 없이 이대로 시간이 멈추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뭔가 계속 안 풀릴 때는 역시 사람 많은 곳에 가서 시간을 잠깐 보내는 것도 정말 괜찮은 방법 같다.

혼자 있으면 우울함에 빠져 헤어 나오기 힘든 부분이 있지만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면 잠깐이나마 그 어두운 생각은 나지 않게 되고 내가 돌리는 시선 끝에 행복과 사랑이 보인다면 나도 모르는 사이 나의 마음은 예전 행복했던 기억 또는 요즘 행복한 순간을 되새기려 노력할 것이다.


화창한 햇살과 내 어깨 위로 떨어진 벚꽃 잎은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주었다.


기분 좋은 봄날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