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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희은 Sep 21. 2023

아빠에게 쓰는 편지

오늘 밤엔 아빠 생각을 조금만 할게. 조금만 슬퍼할게.

아빠 안녕,


며칠 전 책을 읽었어.


<구의 증명> 이라는 책이야.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 떠나 보낸 여자의 슬픔.


엄마도 그렇게나 아팠겠지.


나에겐 내색하지 않지만 말이야.


죽음을 묵상하는 건 괴로워.


모든 것이 부질없이 느껴져.


그래서 요즘은 순간의 쾌락과 행복을 즐겨.


장기적으로 봤을 땐 내 일에 충실하지 않다고 할 수 있지.


그래도,


곧 내일 삶이 마무리 지어진다면 어떡하지.


그래서 더 사랑하려고 해.


그 사람의 가난까지도 사랑할 수 있을까?


생각하지 않기로 했어.


본능이 이끄는 곳에 내 행복이 있다고 믿어.


날 보고 있다면 응원해줘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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