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인생은 그림이다

La vida es pintura.

by 유동재

하얀 종이에 맘껏 그리고, 원하는 색으로 칠하면 된다. 생각나는 데로 그리면 된다. 그림에는 규칙이 없다. 자유다.


반면, 글씨는 규칙이 있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에서 아래로 쓰는 데는 순서가 있다. 문장에는 어순도 있다. 주어, 목적어, 그리고 술어가 놓여야 한다. 그래야 의미가 전달된다. 어법과 문법이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하고자 하는 바가 제대로 의미 전달이 되지 않아 소통에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부자연스럽다. 이처럼 글은 자유롭지 않고 구속한다.


인생은 그림이다. 구속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면, 인생은 즐겁고 행복하다. 그러나 현실은 즐겁지 않기 쉽다. 내 마음대로 못 살기 때문이다. 먹고 살려면, 하기 싫은 일도 마다하지 못한는 경우가 다반사다.


미국 명문고 필립스 엑서터의 하크니스 교육에서는 "질문은 있지만 정답은 없다"는 슬로건 하에 선생님과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며 사고한다. 정해진 규칙도 없다. 주어진 주제에 각자의 생각을 발표하고, 질문하니 자연스럽게 수업이 즐겁다. 인생에도 정답은 없다. 자유롭고 즐겁게 살자.


그럼에도, 일부는 존재하지 않는 정답을 찾아서 오늘도 힘겹게 살아간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 한다. 어릴 적 꾸었던 꿈대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될까?


하얀 종이와 연필을 주고,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 보라면, 아마도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각자가 그리고 싶은 것이 같을 수는 없을 것이다. 또한 통나무와 조각칼을 주고, 깎고 싶은 조각상을 만들라 하면, 이 또한 다양한 작품들이 나올 것이다.


우리들 인생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도화지에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려보자. 그리다 말아도 괜찮다. 꼭 완성해야 되는 것은 아니다. 1980년대 이진관이라는 대학가요제 출신 이진관이라는 가수가 있었다. 그의 대표곡은 "인생은 미완성"이다. 가사의 울림이 크다.


인생은 미완성 / 쓰다가 마는 편지

그래도 우리는 / 곱게 써가야 해

사랑은 미완성 / 부르다 멎는 노래

그래도 우리는 / 아름답게 불러야 해

사람아 사람아 / 우린 모두 타향인걸

외로운 가슴끼리 / 사슴처럼 기대고 살자

인생은 미완성 / 그리다 마는 그림

그래도 우리는 / 아름답게 그려야 해

https://www.youtube.com/watch?v=q2ltupuGrus


인생을 흔히 산에 비유한다. 누군가 산에 왜 오르냐는 물음에, 산이 있어 오른다고 답할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삶이 있기에 사는 것이다. 특별한 의미를 찾아도 좋지만, 그냥 받아들이는 것은 어떨까? 그 자체가 아름답다. 인생은 글이 아닌 그림이라 생각한다. 새처럼 자유로운 삶이고 싶다. 불현듯 하얀 종이에 무언가를 그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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