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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동재 Jun 22. 2023

161. 멕시코: 유일무이 6.

웃고 삽시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여러 국가들의 경제적 양극화은 대단히 심각하다. 2014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멕시코에서 상위 10%와 하위 10%의 소득비율이 27:1로 나타났다. 빈부격차가 얼마나 우려스러운지 알 수 있는 수치이다. 이로 인해, 사회적 반목과 갈등은 대단히 심각하다. 극소수의 금수저를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은 흙수저이다.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는 필연적으로 치안이 불안하다. 실질적으로 신분상승의 길이 막혀있기에, 흙수저는 마약, 살인, 강간, 유괴, 납치등 각종 범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 한마디로 치안부재 상태이기에 안전하지 못하다. 외국인의 여행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이다.


이렇게 먹고살기가 힘든 멕시코임에도 불구하고, 태양의 나라 멕시코는 늘 에너지로 넘쳐난다. 거리는 밝은 얼굴의 사람들로 가득하다. 눈만 마주치면 서로가 환한 미소와 인사말을 건넨다. 서로를 아는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외국인에게도 예외는 없다. 스페인어를 몰라도 상관없다. 그저 서로의 만남을 기뻐하며 감사하는 행위를 어디서나 쉽게 목도할 수 있다. 부럽다. 


멕시코 속담에 "가난하지만 기쁜(행복한) 멕시코사람 (Mexicanos son pobres, jodidos pero alegres)"란 말이 있다. 오늘 하루의 새로운 삶의 시작과 각자가 부족하지만 가진 것에 대한 감사가 멕시코인들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나는 학생 때까지 웃는 상이 었다. 그러나 첫 직장생활을 하면서, 나는 더 이상 잘 웃지 않는다. 직장상사로 부터 내 웃는 얼굴에 대한 까닭 모를 지적질을 당한 후부터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고 말도 있는데, 단지 웃는 상을 나물한 정확한 이유를 아직도 잘 모른다. 그저 짐작건대, 모두들 무표정으로 각자 일에 몰두하는데, 내 웃는 상이 나머지 직원들에 비해 튀어 보이는 게 싫어서가 아닐까 싶다.


직장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거리에서도, 마트에서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서로가 모르면 인사 없이 외면하고, 어쩌다 우연히 마주치면 서로가 민망해 눈피하기에 바쁘다. 스마트폰이 일상이 된 지금, 모두들 휴대폰에 정신이 없어 더 이상 눈 마주칠 일은 사라졌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미소와 인사가 넘치는 멕시코 vs 이제 선진국이 되었지만, 미소와 인사가 드문 대한민국, 참으로 모순적이다. 행복과 돈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나 보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웃고 살았으면 좋겠다. 찡그린 얼굴보다 미소 띤 얼굴이 보기도 좋다. 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 행복해지는 법이란 말처럼, 이제라도 좀 웃고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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