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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HIND THE MOVE Jun 26. 2022

비하인드 더 무브 EP11: 안무가 쿠마 신

끊임 없이 변화하는 댄서 쿠마 신(KUMA SHIN)을 만났습니다


#신유송, Kuma Shin


Q. 간단한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저는 코레오그래피 안무 스타일을 하고 있는, 쿠마신(Kuma Shin)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신유송입니다.


Q. 본인이 생각하는 쿠마신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요?


- 저는 내향적인 면과 외향적인 면을 다 갖고 있는데요. 외향적인 사람이 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필요한 사람 같아요. 약간 포장지 같은 사람이에요. 남들이 그 끈을 풀어주면 제가 그 안에서 선물을 ‘짜잔’하고 드리는 외향적인 사람이 되는데 그전까지는 낯도 많이 가리고 어색해해요. 근데 이게 제 춤과도 이어져서 하나만 잘하고 싶어 한다기보다는 두 가지 느낌을 다 표현하고 싶어 해요.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쿠마님이 최근에 가장 많이 고민하는 주제, 혹은 관심 있는 주제는 무엇일까요??


- '과연 인생은 어떻게 흘러갈 것인가'인 것 같아요. 포괄적이고 큰 주제라고도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요. 살면서 당장 내일 일도 어떻게 바뀔지도 모르고,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도 모르잖아요. 짧게는 한 달, 길게는 1년 혹은 10년 뒤에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가고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 궁금해요.


[댄서 쿠마신 프로필 사진 - 사진 제공 : KUMA SHIN]


#안무가 Kuma Shin


Q. 댄서가 된 계기를 알고 싶어요.


- 중학교 때 수학여행에서 친구들과 장기자랑에서 춤을 춘 게 시작점이 됐어요. 그때 한창 유행하던 아이돌 그룹 비스트(요새는 하이라이트라고 하더라고요)의 춤을 커버했는데 반응이 되게 좋았어요. 무대에서의 짜릿함을 처음 느끼게 된 거죠.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춤을 춰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그러다가 함께 무대를 했던 친구들 몇 명과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는데 친구 중 한 명이 댄스 동아리를 하고 싶다고 한 번만 같이 춤을 춰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사실 전 장기 동아리를 하고 싶었어요. (웃음) 마음 수련도 되고 두뇌 회전도 빨라진다고 하길래. (웃음)


친구가 정말 애걸복걸해서 ‘한 번만 도와주자’는 마음으로 같이 춤을 췄는데 동아리 면접 보는 선배가 ‘너 합격’이라고 갑자기 친구들과 저를 모두 합격시킨 거예요. (웃음) 결국 그렇게 춤 동아리를 시작하게 됐어요.


Q. 잠깐만요. 그럼 장기부는요? (웃음)


- 선생님에게 물어보니까 한 사람당 1개의 동아리만 들 수 있었어요. 심지어 춤 동아리 면접을 보다가 장기 동아리 면접을 놓쳐서 결국 춤 동아리만 하게 됐어요. (웃음) 그렇게 들어간 동아리에서 다양한 장르를 하는 선배와 같이 춤을 추면서 여러 스타일을 배우게 됐고, 더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학원에 갔다가 거기서 처음 코레오그래피(안무)를 접했어요. 안무는 배우는 것도 재미있고 배운 걸 토대로 마음대로 안무를 짜는 것도 매력적이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지금까지 안무를 하게 됐습니다.


Q. 전문적으로 춤을 추기 시작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세어보면 10년 정도 춤을 추셨어요. 그사이에 축적된 쿠마님만의 춤 정체성이 있으신가요? 쿠마님은 본인의 춤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 배스킨라빈스처럼 골라 먹는 맛? (웃음) 그런데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딱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 같잖아요. 힙합을 하거나 저의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간다거나 여러 가지 스타일을 하더라도 '다양한 걸 하지만 뭘 해도 쿠마 같다'라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저의 가게라고 해야 할까요? 쿠마라는 가게 안에 엄마는 외계인, 민트 초코, 이렇게 다양한 모습이 있는 것처럼 저의 춤을 정의하고 싶어요. (웃음)


Q. 말씀하신 ‘쿠마 같다’는 건 뭘까요? 본인은 어떨 때 그 ‘쿠마 같다’는 걸 느끼세요?


- '이렇게 춰야 쿠마야, 나는 이렇게 춰야 해' 라고 정해 놓지는 않아요. 제가 지금까지 춤을 추면서 연구했던 동작들, 혹은 제가 쌓아왔던 춤에 대한 파운데이션(Foundation, 기초) 같은 게 있잖아요. 그 날것을 보여드렸을 때 사람들이 ‘쿠마 같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Q. 본인만의 시그니쳐 안무가 있으신가요?


- 시그니처 무브가 따로 있지는 않지만 소리, 가사를 표현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안무를 짜거나 춤을 출 때는 무브보다 소리에 더 집중해요.


Q. 무브보다 소리에 집중한다는 건 조금 더 음악에 맞춰 안무를 짠다는 의미일까요?


- 음악을 처음 들었을 때 그 음악에 제 몸이 반응하는 날것의 움직임이 있어요. 발을 쓸 수도 있고 손을 쓸 수도 있고 머리를 쓸 수도 있고, 그 움직임을 그대로 안무에 가져오려고 해요. 예를 들어 '쿵'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사람마다 듣는 방식도 다르고 표현하는 방법도 다 다르잖아요. 저는 그 소리를 들었을 때 “이 ‘쿵’은 이렇게 표현해야 돼”라고 정의 내리기보다는 제가 듣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해요.


[댄서 쿠마신 프로필 사진 - 사진 제공 : KUMA SHIN]


Q. 인터뷰를 준비하기 전에 쿠마님의 안무 발자취를 쭉 돌아보았어요. 2014년부터 지금까지 시기별로 쿠마님의 춤과 삶이 달라지는 게 보이더라고요. 혹시 그런 변화를 만들어낸 어떤 변곡점 같은 게 있었나요?


- 제가 확실히 주변의 영향도 많이 받고, 좋아하는 것도 많아서 안무와 춤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2014년 때부터 지금까지의 춤을 돌아보니 ‘이때는 이런 걸 좋아했구나’라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을 정도로 춤에서 티가 나더라고요. 보통 그 시기마다 있던 주변의 사람들에게서 많은 영감을 받아요. 그 사람들의 에너지를 받다 보면 그 에너지를 쫓아가게 되는 것 같아요.


Q. 어떤 의미로는 ‘주변의 사람’이 쿠마님의 변곡점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그럼 혹시 어떤 시기마다 또는 순간마다 쿠마님에게 크게 영향을 줬던 사람이 있었나요?



- 가장 먼저는 저희 팀 동료들이요. 팀과 연습하고 같이 셰어를 할 때 멤버들에게 정말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게 20살 초반이었어요. 당시에 제가 컨트롤, 비트를 쪼개면서 춤을 추는 움직임을 좋아했는데요. 팀원들과 미국에 갔을 때 킨자즈(Kinjaz)라는 팀의 안무가 수업을 많이 들으며 새로운 표현을 배우기도 했어요.



그 뒤에는 저도 유해지는 시기가 찾아오더라고요. 제 안무에 스토리텔링을 해보고 싶고 현대 무용에도 관심이 많이 생겨서 무용적인 것들도 배우고 안무에 섞는 작업도 했어요.


최근에는 중국에 갔었는데요. 그곳에서 크럼프, 힙합 비보이하시는 분들과 교류하면서 여러 가지 스트릿적인 요소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면서 또 한번 색깔이 변하기도 했어요. 



사실 다른 분들이 봤을 때 ‘쿠마는 그럼 본인만의 스타일이 없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고요. 근데 그렇게 하나의 스타일을 확고하게 가져가는 게 나쁜 건 아니지만 저랑은 안 맞았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여러 가지를 다 하고 싶은 사람이고 여러 가지 방면에서 다양한 표현을 하고 싶어 했던 사람이라서요. 하나의 스타일만 고수하려는 게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더라고요.


굳이 나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오는 대로 흡수하고, 표현하고 싶은 대로 내보내자’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어요. 그래서 여러 가지 색깔이 있지만 ‘어쨌든 쿠마구나’라는 느낌을 사람들이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Q. 그런 변화가 쿠마님 춤의 흥미로운 지점인 것 같아요. 어떤 댄서들은 점점 지평을 넓혀가고, 어떤 댄서는 자신의 스타일을 굳히며 지평을 좁혀가는데 쿠마님은 계속해서 영역을 옮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게 참 흥미롭더라고요.


- 그 변화의 과정에서 분명한 게 있다면, 제가 변화를 사랑하고 좋아했었기 때문에 바뀔 수 있었다는 점이에요. 돌이켜보면 추구하는 느낌과 스타일. 파운데이션이 부족할 때 끌림이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필요한 걸 채워나가고 싶은 갈증이 있었기 때문에 다른 스타일을 더 사랑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네요. 


[댄서 쿠마신 프로필 사진 - 사진 제공 : KUMA SHIN]

 

Q. 사실 <비하인드 더 무브>를 시작한 첫해에 쿠마님을 모시고 싶었어요. 아쉽게도 중국에 활동을 하러 가시게 되면서 다음을 기약해야 했죠. 중국에서 거의 1년 반을 활동하고 돌아오셨는데요. 그 자체가 큰 도전이기도 했고, 그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아요. 중국에서의 경험을 조금 나눠주실 수 있을까요?


- 중국에서 스튜디오 1곳이 오픈했는데 저희 팀의 친구 제이릭의 추천으로 스튜디오에 강사 겸 직원으로 일을 하러 가게 됐어요. 워낙 안정성을 좋아하고 리스크에 절 던지지 않는 성향이라 이번에는 새로운 것에 부딪혀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중국에서 여러 도전을 해보면 얻어가는 게 있지 않을까 싶었죠. 그렇게 창사라는 지역에서 안무를 가르치며 6개월 정도 있다가 더 많은 배움을 위해 상하이로 지역을 옮겼어요.


창사에서는 수업을 많이 하다 보니까 배움의 시간이 많이 부족했어요. 상하이에서는 현대 무용 수업도 듣고, 정말 다양한 공부를 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운 좋게 중국의 한 TV쇼 프로그램에 제안이 들어와서 프로그램에 참가하게 됐어요. 다른 한국 댄서분들과 같이 연습도 하고, 그때 참 행복했어요. 덕분에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몸 관리도 하고 4개월을 매일 연습했죠.


그러다가 안타깝게도 TV쇼를 나가지 못하게 됐어요. 저에게는 정말 좋은 기회였고 저를 알릴 수 있는 도전이기도 했는데 그게 한순간에 날아간 거예요. 그때 춤에 대한 방황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다른 분들에게는 별것 아닐 수 있었지만 저에겐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거든요. ‘춤이라는 옷은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인가'라는 생각까지 했고요. 하필 홀로 하는 타지 생활이라 더 마음을 잡기가 어려웠어요. 자존감도 많이 내려가고 두 달 정도 춤을 거의 안 췄던 것 같아요.


Q. 몇 개월이 짧은 시간일 수도 있지만 홀로 하는 타지 생활에서는 정말 긴 시간이잖아요. 쉽지 않았겠네요.


- 그때는 춤 말고 다른 것들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주변에서 '너 키도 큰데 모델 해볼래?’ ‘음악 한번 해볼래?'라는 제안을 많이 주시기도 했고요. 당시에 그런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주로 만났었거든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주변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그쪽에 시선이 가더라고요.


처음에는 ‘그래, 한번 해보자. 혹시 모르지 나에게 맞는 걸 찾을지도 모르잖아’라고 생각했는데요. 어느 순간 ‘근데 내가 이걸 진짜 사랑해서 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춤에서 온 회의감을 달래기 위해서 다른 걸 찾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확 들더라고요.


그때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어요. 제가 춤을 위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한 만큼 다른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자신의 영역을 사랑하고 에너지를 투자했을 거잖아요. ‘그 분야가 쉬워 보인다고 이렇게 가볍게 다가가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 내가 좋아하는 건 결국 춤이야’라는 걸 깨달았어요. 한국에 돌아가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돌아가기 전까지 두 달 정도 계속 춤췄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그 시간이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아 나는 이런 걸 했을 때 행복한 사람이구나, 내가 왜 이걸 몰랐을까?’ 생각했어요.


Q. 예상보다 훨씬 더 큰 얘기를 해주신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중국이라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하나의 원을 그리고 돌아온 듯해요. 지난 중국에서의 시간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로 남아 있나요?


- 중국에서 보냈던 그 시간이 결코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 자신한테 부끄러웠고 바보 같았던 시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때 오히려 느꼈던 게 ‘안전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리스크를 경험해야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구나’를 확실히 느꼈던 시간이었어요. 어떻게 보면 중국에서의 시간이 있었기에 이렇게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성격도, 춤도 조금씩 바뀌었어요. 더 도전하고 더 부딪혀 보는 사람이 된 것 같아요.


Q. 중국에서의 시간을 한 문장으로 말해본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나 자신을 알게 해준 여행인 것 같아요.


Q. 쿠마님이 도달하고 싶은 영역, 다다르고 싶은 영역이 있으신가요? 한 명의 사람으로서 가진 목표도 좋고 댄서로서 가진 목표도 좋아요.


- 예전에 시도해보지 않았던 색깔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더 연구하고, 흡수해서 다양하게 바뀌고 싶어요. 제 내면에 있는 여러 모습을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면서 저만의 안무 배스킨라빈스 공장을 오픈하는 게 목표입니다. (웃음)


(사진)


#. KUMA SHIN의 안무.


Q. 처음에 소개하고픈 안무 리스트를 받았을 때, 흥미로운 지점이 있었어요. 대부분 가장 최근에 작업하신 안무더라고요. ‘최근의 모습이 가장 본인답다’라고 생각하셨던 걸까요?


- 맞는 것 같아요. 저는 계속 변화하고 있고, 그 전의 모습이 제 모습이 아닌 것은 아니지만 다양한 영향을 받고 있는 지금의 제가 가장 저인 것 같아요. ‘지금의 저는 이런 사람이고 이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지금 이런 춤을 추고 있고 이런 것들이 많이 보입니다.’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안무 리스트를 드린 것 같아요.



Q. <Yea, Save yourself>에 대한 안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 이 안무는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기 전에, 두 달 동안 연습하던 시절에 만든 작품이에요. 우선 곡 제목이 많이 끌렸어요. ‘내 스스로를 구해야 된다.’ 기댈 곳 없이 혼자 ‘변해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중국의 생활 때문인 것 같아요. 저의 춤도 저의 삶도 누군가 영향은 주겠지만 결국 바꾸는 건 자기 자신이잖아요.


한편으로는 당시 중국에 있을 때 ‘무게 중심 이동’이나 현대 무용 수업을 많이 들었어요. 그를 이용해서 안무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짠 안무였어요.


Q. ‘무게 중심 이동을 염두에 두었다’는 게 춤을 추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답변이긴 한데요. 어떤 의미인지 조금 여쭤봐도 될까요?


- 춤을 추는 건 계속 몸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근데 똑같은 움직임을 해도 그 사람 몸의 중심이 어디 있느냐에 따라서 표현하는 게 달라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게 중심이 앞에 있느냐, 뒤에 있느냐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고 생각해서 안무를 짤 때 이 지점을 여러 방면으로 사용해보면 춤을 출 때 더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았어요.



Q. 안무 <ARE YOU EVEN REAL>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어요. 개인적으로는 이 안무를 보면서 예전의 쿠마님이 가진 바이브와 여러 방면에서 달라진 느낌을 받기도 했어요.


- 이 안무도 중국에 있을 때 만든 안무인데요. 한창 ‘진짜 내 춤은 뭘까, 나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고민이 많았던 시기에 그 고민을 담아 만든 작업이었어요. 앞에서 말한 안무처럼 무게 중심 같은 방법을 신경 쓰기보다는 제 날것의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안무를 짰던 것 같아요.


Q. 메시징보다는 느낌 자체를 보여주려고 했다는 의미일까요?


- 제 춤을 봤을 때 느끼는 감정은 다 다를 거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는 행복해 보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슬퍼 보일 수도 있겠죠. 그건 보시는 분들의 자유라고 생각해요. 단지 ‘저는 지금 이래요. 이런 움직임을 좋아하고 제 본연의 날것은 이런 모습이에요’라는 마음으로 춤을 췄어요. 영화의 열린 결말처럼 ‘여러분들은 또 어떻게 느끼시나요?’라는 느낌으로 안무를 짰던 것 같아요.



Q. <Best dressed man>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앞에서 소개한 안무에 비해 조금 더 소리에 많이 접근한 안무였어요. 춤적이고 작품적인 요소를더 담아보려고 접근했고요. ‘코어’라는 주제로 수업을 많이 들었던 시기여서 몸의 중심이 되는 머리, 몸 같은 코어를 활용한 움직임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Q. 개인적으로는 인트로에서 손을 쓰는 부분, 그다음에 나오는 옷을 활용한 부분이 참 좋았어요.


- 옷을 쓴 건 ‘한번 써봐야겠다’ 이렇게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여러 동작을 하다가 손에 옷이 걸렸고 ‘이걸로 뭘 해볼까?’ 싶어서 그 동작을 해봤는데 재미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동작을 안무에 섞어 봤어요. (웃음)


Q. 안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느끼지만 ‘코어’라든지 ‘몸의 중심 이동’이라든지 안무를 만들 때 뭔가 테마가 있으신 것 같아요.


- 맞아요. 제가 영향을 받은 움직임 아니면 수업 때 배운 내용들을 연습하는 차원에서, 혹은 흡수하는 과정에서 그런 걸 이용해 안무를 만들어보는 스타일이에요. 그리고 그렇게 만든 안무를 사람들에게 알려줄 때 재미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하나의 주제와 테마만을 들고 안무를 짜는 건 아니지만 그를 다방면으로 안무에 쏙쏙 집어넣었던 것 같아요.


Q. 이 안무는 사람들이 어떻게 봐주었으면 좋겠나요?


- 딱 봤을 때 ‘뭔가 쿠마 같은데 새로운 움직임이 생겼다’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웃음) 


[댄서 쿠마신 프로필 사진 - 사진 제공 : KUMA SHIN]


Q. 긴 시간 인터뷰를 참여해 주셔서 감사해요. 마지막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 이렇게 좋은 자리에 초대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이 시간 동안 편안하게 제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보시는 분들에게 무언가를 각인시키고 싶지는 않아요. ‘저의 생각은 이러합니다. 여러분도 이렇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같은 뜻은 전혀 없어요. ‘쿠마라는 사람은 저런 스토리를 가지고 있구나, 저런 색깔의 사람이구나’라고 느껴 주세요. 출연하신 다른 분들의 영상처럼 한 편의 짧은 단편 영화라고 생각해 주시고, 편안하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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