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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홈즈 HOMES Oct 30. 2020

로펌 퇴사 후, 가로수길에서 일주일을 보냈다

5년차 미국변호사이자 7년차 1인가구 허은입니다


1.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5년차 미국변호사이자 7년차 1인가구 허 은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얼마 전 몸담고 있던 로펌을 퇴사하고 자유를 만끽하고 있는 5년차 미국변호사이자 7년차 1인가구 허 은입니다. 대학원 시절부터 자취를 시작했고, 직장생활 동안 그리고 퇴사한 지금까지 자취를 하고 있어요. 

혼자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기도 하고, 또 저는 현재 허니데이 HoneyDay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쉬는 동안 제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두면 조금 더 알찬 백수 생활을 할 수도 있고 다음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시작한 유튜브에요. 

학창시절부터 다큐멘터리를 만들거나 연극을 하고, 연예기획사, 공연기획사를 자문을 하는 로펌에서 일하는 등 엔터테인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가로수길에서 살아보면서 컨텐츠를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아 살아보게 됐습니다. 


" 다른 공간보다 천장이 높아 더 넓어보이고, 수납도 많아져 좋아요"

깔끔하게 욕실용품을 정리할 수 있어 맘에 들었다는 거울 겸 수납장. "다음 이사갈때 욕실 인테리어를 한다면 이렇게 하고 싶어요"


2. 가로수길에 살아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으셨나요?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노력이 필요한데, 가장 적합한 곳은 역시 가로수길인 것 같아요

혼자 살면서 스스로와 재미있게 잘 지내는 편이에요. 새로운 것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원래는 아날로그를 사랑하고,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새로운 것을 찾으려면 꽤나 노력이 필요하더라구요. 그리고 노력을 들이기 가장 적합한 곳은 역시 가로수길인 것 같아요.

특히 유튜브를 시작하면서는 사람들이 요즘 관심있어 할 만한 것을 미리 발견하고 소개해드려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어요.  정말 많은 신생 브랜드들이 그 가치와 시장성을 실험해보는 곳이잖아요. 가로수길을 걷기만 해도 특별한 노력 없이 트렌드가 읽히는 느낌을 받아요. 나도 이런 것을 해볼까? 소개해볼까? 판매해볼까? 하는 생각들이 절로 들구요. 이렇게 변화무쌍한 곳을 우리 동네로, 그 사업들을 꾸려가는 사람들을 이웃으로 둔다는 것은 정말 멋지고도 유익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허 은님이 오랜 만에 쇼핑하여 구입했다는 인디샵 옷과 공방의 반지. 학생 때는 주로 추리닝, 변호사 근무할 때는 정장을 입었다.



3. 자취경력 7년차이신데요. 홈즈스튜디오 가로수길 어떤 점이 좋으셨어요?

정말 부드럽고 따뜻하고 코지해요. 주거공간은 따뜻하고 편안한 곳을 좋아하거든요. 

홈즈스튜디오 가로수길도 바로 앞 건물에 꽤 큰 GS25가 있어서 정말 편리했어요. 이전에 살던 집도 지금 살고있는 집도 1층에 GS25 편의점이 있었어요. 한 번 맛을 들이니까 집을 고를 때 초편세권을 고집하게 되더라구요. 역시 편의점은 혼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확실히 올려주는 요소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점심시간에 혼밥하기 참 좋았어요. 오피스 상권에살아서 삼삼오오 모여 바쁘게 식사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조용히 혼밥하려면 조금 용기가 필요했거든요. 가로수길에는 맛집을 찾아온 미식가 기운을 풍기는 분들이 종종 섞여있는 것 같았어요. 덕분에 저도 이 식당의 음식을 느긋하게 즐기러 온 느낌으로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부드럽고 따뜻하고 코지해요. 제가 요즘 신축 오피스텔을 많이 다녀봤는데 세련되게, 모던하게 많이 하시더라구요. 그런데 그 느낌이 저한테는 조금 차갑게 느껴졌어요. 저는 사무실은 모던한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제가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은 따뜻하고 편안한 것을 좋아해요 그런 의미에서 너무 좋아하는 분위기였어요. 


허 은님의 맘에 쏙 들었던 따뜻하고 코지한 인테리어. 


 

4. 집을 구할 때 동네를 중요하게 생각하신다고 하셨는데요. 그런 면에서 가로수길 동네는 어떠셨어요? 

도보 거리 안에 원하는 게 다 있으면 좋겠어요. 말하자면 트렌드가 노력하지 않아도 읽히는 기분이랄까.

제가 되게 생활 반경이 좁아요. 여행을 가더라도, 집에 있을 땐 더더욱. 도보거리 이상을 나가지 않아요. 그래서 집을 구할 때 장소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도보 거리 안에 내가 원하는 것들이 다 있는지. 그런 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저희 집이 워낙 주택단지다보니까 트렌디한 것을 보러가기에는 저한텐 먼 거에요. 그런데 여기는 되게 가깝잖아요. 생각한 것보다 되게 돌아다니고 백화점을 내 집앞에 풀어놓은 듯한 느낌.

내가 유튜브에서 보면서 엄청 트렌디하다고 생각했던 한번 가보고싶다 생각했던 매장이 다 있더라구요. 되게 집순이인데 가게들을 많이 다녔어요. 저는 여기가 가장 빨리 변하고 트렌디한 곳이잖아요. 그냥 건물들이나 컨셉을 보는 것 자체로 공부가 되는 느낌인거에요. 말하자면 트렌드가 노력하지 않아도 읽히는 기분이랄까. 어떤 상점 하나가 좋았다기보다는 그냥 그 거리를 거리면서 느낄 수 있는 트렌디함이 좋았던 거죠.


허 은님이 지내면서 읽은 책,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



5. 퇴사하시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는데요. 허 은님에게 집이란 무슨 의미인가요?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휴식 뿐 아니라 놀이를 하는 아지트가 되고 있어요

나에게 집은 아지트다! 일을 할 때 집은 잠깐 눈 붙이고 나가는 숙소 같은 곳이었어요. 이제는 당연히 해방감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제 공간이 되었죠. 그런데 퇴사를 하고 나서 그리고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으로 더욱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점점 휴식 뿐 아니라 놀이를 하는 아지트가 되어가는 것 같아요. 

집에서 시간을 들여 할 수 있는 재밌는 것들을 찾아 하고 있거든요. 천 마스크를 만들려고 바느질을 한다든지, 친구를 초대해 치맥을 한다든지요. 너무 집의 일반적인 기능인 것 같긴 하지만 (하핫), 저에게는 퇴사 후 처음으로 누려보는 즐거움이거든요. 좋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멋진 곳을 물색하지 않아도 돼요. 지금 저에게는 집이 가장 편안하고 재미있는 테마로 가득 찬 아지트예요. 


가로수길에서 일주일을 보낸 다양한 1인가구의 더 많은 이야기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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