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순례자 현황 May 25. 2022

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31. 모든 여행엔 끝이 있다.

내일이면 산티아고 대성당에 도착한다. 그날 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29일 차, 아르주아 -> 페드로우조 19km

아르주아 -> 페드로우조 28.13 km
Arzua ->  Pedrouzo



그곳으로 향하기 전날, 비가 온다

너무나도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일상이 되었다.


가방을 정돈하고

세수하고 나와

선크림을 바른다.

바깥 날씨를 보니 비가 온다.

가방에 방수커버를 씌우고 우비를 입고 알베르게 문을 열고 나선다.


낭만 없이 시작했던 까미노가 어느덧 낭만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790KM

서울에서 부산까지 왕복할 수 있는 거리를 어느덧 19km 남겨두고 있다. 대체 어느새 이렇게 온 걸까?

이것은 복리의 마법이 아닌 꾸준히 단리의 마법으로 이곳까지 이르렀다. 아마 이 즈음 도착했을 때 느끼는 모두의 감정이 비슷하지 않을까?


산티아고 콤포스텔라까지 단숨에 갈 수 있는 거리지만, 그전에 잠시 머물기로 했다.

아직은 그곳에 도착하고 싶지 않아. 난 아직 준비가 안되었는걸


분명 마지막이 다가오는데 걸으며 만나는 이들의 표정이 밝다. 표정이 밝고 분위기가 상당히 올라가 있다.

끝이 다가옴에 아쉬움과 슬픔이 가득해 발걸음과 표정이 무거워진 나와는 달라도 매우 달랐다. 기본적으로 나와 이 사람들은 뭐가 다른 걸까...  


사실 처음의 목적지에 다 와간다는 것은 기뻐하는 것이 맞을 텐데, 그곳에 다다를수록 아쉽고 슬프고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는 것은?

 내가 잘못 걸었거나... 이곳에 나에게 너~무 좋았거나

이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네!  


내리는 비가 이끈 프렌치토스트. GMT

이번 순례길을 걸으며 비가 온날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 정말 비는커녕 폭염으로 죽을 뻔했지만, 이렇게 비가 오는 날을 겪어보니 아 그동안 내가 정말 행운이었구나~ 했다. 비가 오는 건 좋지 않아...

 그렇게 큰 비를 비해 중간 마을의 어느 바로 들어왔다. 이곳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비를 피하고 있었고 계속해서 사람들이 들어오고 있었다. 비 덕분일까? 오늘 이 바는 매상을 대박 쳤을지도 모른다.

 커피와 그동안은 보지 못했던 "프렌치 바게트"를 주문했다. 프렌치토스트라면 나의 페이보릿.. 가장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인데 토스트 음식들을 정말 좋아한다. 그런 면에서 홍콩에서도 딤섬만큼 많이 먹은 게 연유 토스트였는데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생 바게트는 많이 보고 먹었어도 이렇게 프렌치토스트 된 바게트는 보지 못했다. 그리고 바게트는 너무 딱딱하고 입 안에 쉽게 상처를 만들어 잘 먹지 않았었는데 어쩌면 이 부드러운 바게트는... 나를 녹여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프렌치토스트는 결코 누구든 배신하지 않는다.

존 맛 탱 , 부들부들 , 보들보들, 사라락

영상에서 보다시피 분명 바게트이지만 정말 부드러웠다. 부드럽게 속을 열어주었고 입 안에서도 힝훙홍 하면서 이리저리 자유롭게 움직여준다. 하나만 먹기엔 아쉬워 비를 핑계로 좀 더 머물며 하나 더 먹는다. 아니 그동안은 왜 이런 걸 팔지 않았을까? 왜 딱딱한 바게트만 먹는 거였지!!! 화가 난다.


앞으로 나에게 생 바게트는 없다. 나는 요 부드러운 프렌치 바게트만 먹을 거다!



마지막 알베르게가 될까?


페드로우 조에 도착했다.

내일 나는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 서있을 것이다. 아마 오늘이 마지막 알베르게가 되지 않을까?

그런 마음이 드니 알베르게 구석구석이 이전과 다르게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 아쉽기도 하다.

라운지 쉼터에서 일기를 쓰는데 어느 한국 어르신께서 말을 걸어오셨다. 우리... 생장의 55번 알베르게에서 바로 옆에 묶었었다고..

뜨든..!! 깜짝 놀랐다. 듣고 나니 기억이 나기 시작했다. 내가 머문 침대 맞은편에 한국인으로 보이는 중장년 부부가 있었는데, 그분들이 바로 이분이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오 마이 갓


첫날 함께 시작했던 어떤 이들과 마지막을 앞둔 지금. 우리는 이렇게 다시 만났다. 분명 그동안 걸으며 만나지 못했었던 것 같은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이렇게 우린 다시 마주하고 있다. 순례길의 묘미다.


걷는 동안 만나지 못하고 지나왔어도 결국은 한번씩 만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6

⭐️⭐️⭐️⭐️⭐️ 인연

스쳐 지나간 인연이어도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다.

늘 예의 바르고 겸손하게 다음 만남을 준비하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5

⭐️⭐️⭐️ 갈리시아 지방의 멜리데 - "뽈뽀"를 먹어보길 강력 추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4

⭐️⭐️⭐️ 오세브리오 에서 자전거를 탔다. 오늘은 자전거 순례자가 되는 날이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3

⭐️⭐️⭐️⭐️ 처음으로 발목을 삐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미리 공부해가자! 쉬운 부상에 대한 준비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2

⭐️⭐️⭐️친구들과 함께 부를 (국가 불문으로) 알만한 노래 하나 준비해 가면 어떨까? 물론 스페인에선 BTS가 정말 크게 먹힌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1

⭐️⭐️⭐️⭐️ 카스트로제리즈 , 오리온, 비빔밥. 3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된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0

⭐️⭐️⭐️⭐️⭐️ 속도

이젠 알겠지? 우린 모두 다른 속도로 걸어. 남의 속도에 신경 쓰지 말고 "나"의 속도에 온전히 집중하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9

⭐️⭐️⭐️⭐️⭐️  휴지 챙겨!!!

언제! 어디서! 갑자기 필요할지 모른다. 항상 휴대용 휴지 챙기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8

⭐️⭐️⭐️⭐️⭐️ 기회를 만들어 야간 행군을 강력 추천.

남들과는 다른 시간에 걷는 기분은 차분하고 고요한 시간을 선물해준다.  대신 안전제일! 음식 준비!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7

⭐️⭐️⭐️6,7월 스페인은 정말 미친 듯이 덥고

특히 로스 아르코스 -> 산솔 코스는 자갈길에 그늘 한점 찾기 힘들다. 유의해야 할 코스!! 물 미리 챙기자!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6

⭐️⭐️⭐️ 반드시 아침 일찍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급함도 금물, 남과 비교도 금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5

⭐️⭐️⭐️⭐️⭐️ 장 볼 때 필요한 식재료 단어, 수량을 공부해가자! 식탁의 퀄리티가 올라간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4

⭐️⭐️⭐️ 일과 후 에너지가 된다면 알베르게에서 나와 마을을 둘러보자! 어떤 재밌는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설레는 마음으로,, ( 단, 무리하지 말기)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3

⭐️⭐️⭐️⭐️ 허기보다 당이 문제. 캔디류를 챙겨나가길 추천 (청포도 캔디 강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2

⭐️⭐️⭐️⭐️⭐️ 등산화는 등산을 위하기보다, 부상을 피하기 위해서 더 중요하다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꿀팁 1

⭐️⭐️⭐️⭐️⭐️발에 열이 찬다~ 느껴지면 한 번씩 멈춰서 신발, 양말 다 벗고 열을 식혀주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발가락 사이에 밴드로 마찰을 줄여준다

작가의 이전글 더 지치기 전에 순례길#30. 멜리데에선 뽈뽀를 찾아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