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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 Jun 08. 2021

본능적으로 '나'에 대해 집착하게 되는 순간

  나는 일하면서 종종 한가할 때 브런치에 들어오곤 한다. 들어와서 다른 사람들의 글을 쭈욱 보면 드는 생각... '와 생각보다 글 꾸준히 쓰는 사람 진짜 많구나'


  물론 나도  쓰는  좋아한다. 글을 완성하면 뿌듯하고, 완성한 글을 읽어보면 쾌감이 든다. 글을 읽는 것이 마음의 양식을 쌓는 일이라면, 글을 쓰는 것은  글을 읽어  누군가 혹은 미래의 나를 위해 허허벌판에 양식을 쌓아 두는  같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좋아하지만 글쓰기가 매우 귀찮은 일이라는 것도 인정할 것이다. 게다가 글쓰기는 꾸준히 하지 않으면 감이 아주 뚝뚝 떨어진다.


  친구들과 글쓰기 모임을  때는 일상 속에서 문득문득 글감이나 소재가 떠오르곤 했다. 그래서 영감이 떠올랐을  나와의 채팅방에 후다닥 남겨 놓는  마음에 드는 습관이 생겼었는데... 글쓰기 모임을   1년이 되어가면서 그런 습관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한 동안 글쓰기와 거리가 멀어졌던 내가 다시 글을 써야겠다 생각하게 된 시점은... 사무보조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일을 하며 브런치에서 많은 글을 읽었는데, '직장인이 되면 글을 쓸 시간이 없지 않을까?'라고 여겼던 내 생각과는 달리 오히려 자신의 회사 생활, 업무에 대해 글을 쓰는 사람이 많았다. 직장인과 작가를 병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 역시 졸업 후 팽팽 놀던 12월부터 3월까지는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물론 업무가 없을 때 티 나게 놀 수는 없으니 다른 사람들의 글을 보다가 나도 써야겠다고 생각한 게 맞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업무의 양도 책임감도 많을 텐데...


   이유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생각해  결과 결론은 다음과 같다. 직장에 다니게 되면, 분명 여기 있는 사람은 나인데 머릿속에는 나에 대한 생각보다는 회사나 업무와 관련된 생각으로  차게 된다.


  나의 경우, 일이 없을 때는 '업무를 언제 주실까...?', 일이 생겼을 때는 '이 업무는 이렇게 순서대로 처리하면 되겠군', 일을 마쳤을 때는 '이때쯤 이렇게 전달드리면 되겠다!'와 같은 생각을 한다. 그러니 찐직장인들은 더하겠지?


  이렇게 머릿속이 나에 대한 것이 아닌 다른 것들로  차게 되면,  순간 본능적으로 ''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남의 돈을 벌기 위해 ''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 오히려 내가 요즘 진짜 원하는  뭘까? 좋아하는  뭘까?  '' 집착하게 된다.


  팽팽   '' 대한 깊은 생각이  드는  팽팽 노는  내가 진짜 원하고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일까? 안돼. 그럼 너무 백수가 체질 같잖아. 어쨌든 꽁꽁 묶여 있는 책상 앞에서 나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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