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갑자기 여의도가 가고싶어져서 신림선을 타고 샛강역에서 내려서 천천히 걸어가 보았단다. 샛강역은 9호선과 신림선이 교차하는 곳으로 내려보니 옆에는 여의도 자이라는 아파트 단지도 보이고 KBS 방송국도 보이더구나. 그리고 재건축을 기다리는 오래된 아파트들도 보이고 증권회사, 보험회사, 은행등 다양한 금융기관들이 몰려있었단다.
여의도는 아주 오래전에 일제시대때 비행장으로 쓰였던 걸 아니? 그리고 우리나라가 해방되고 난 뒤 이곳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단다. 섬을 매우고 주변을 정리해서 처음에 이곳을 개발하려고 할 때 시청,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 등을 유치해서 서울의 업무중심지로 만들려고 했었지. 하지만 그때만해도 우리나라가 너무 가난했었고 이러한 경험이 부족하다보니까 처음의 구상과는 다르게 방송국이나 국회와 같은 시설만 만들 수 밖에 없었단다. 그리고 빈 땅은 많은 아파트 단지로 채우게 되었지.
그래서 시간이 흐르고 난 뒤 다시 한번 여의도를 개발하기 위해 이곳을 금융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다양한 금융회사의 본사를 입주시키고 아시아의 금융중심지였던 홍콩의 자리를 빼았겠다는 노력을 한적도 있었단다. 하지만 금융위기와 함께 이러한 시도도 절반의 성공만을 거둘 수 밖에 없었지.
지금은 오히려 이곳에 더현대서울 여의도와 IFC몰, 그리고 한강시민공원 등이 어울려져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옷을 잘 입는다는 친구들이나 트렌드에 민감한 친구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고 이곳에서 아이돌 가수나 연예인들의 팬미팅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내가 봤을 때 금융중심지 보다는 문화의 중심지가 되어가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결국 금융의 중심지가 되려면 아직은 우리나라가 이루기에는 어렵다고 생각이 든다. 달러가 아닌 원화를 쓰는 나라이고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다보니 세계적인 금융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지는 게 어렵다고 생각한다. 또 선진 금융상품이나 기법들은 주로 미국이나 영국 등 금융선진국에서 만들어지는 데 이러한 상품들이 유통되는 곳이 홍콩이나 싱가포르이기 때문에 여의도가 이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은 아직 무리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현대서울을 가보고 느낀 게 차라리 여의도를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드는 아이돌이나 문화 컨텐츠와 같은 것을 바탕으로 나가보는 게 어떨까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 시험대가 되는 곳이 바로 더현대서울과 같은 곳이 될 거 같다고 생각이 든다.
여의도도 서울의 중심지 중 두번째라고는 하지만 첫번째인 강남보다는 많이 밀리는 게 사실이고 그동안 많은 개발계획들이 있어왔지만 절반의 성공에 그친게 너무 아쉽단다. 이제 신안산선도 개통되고 여의도의 많은 아파트들도 재건축되며 기존에 있었던 방송사들이나 낡은 업무시설들도 개발이 되면 그때가서 계속 외쳐오던 금융중심지가 아닌 다른 방향으로 과감하게 틀어보는 게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