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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티니블루 Jul 31. 2022

토마토 가지 볶음, 가지를 맛있게 먹는 법

어렸을 적부터 가지라는 채소는 맛이 없다는 인식이 있었다. 학교에서 급식으로 나오던 가지로 만든 반찬들은 식감부터 하나같이 물렁하기만 하고 별다른 맛을 느끼지 못했다.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었던지, 다른 친구들에게도 가치 반찬은 그날의 급식 메뉴에서도 항상 최하위로 밀려 버려지는 반찬으로 취급되었다. 


집 반찬도 크게 다를 게 없었다. 어릴 때부터 음식을 가리는 편은 아니었으나, 냉장고에 보관해 차갑게 되어버린 가지나물무침은 유독 다른 반찬들에 비해 손이 가지는 않았다. 그렇게 내 인식 속에 맛없는 채소라고 여겨지던 가지는 앞으로도 직접 찾아먹지 않을 채소로 영영 남을 뻔했다.



가지라는 채소가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 건 성인이 된 이후, 정확히는 요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할 때쯤이었다. 부모님께서 텃밭에서 기른 가지를 잔뜩 가져오신 적이 있었다. 이 가지로 무얼 해 먹을까 생각하며 인터넷에서 가지를 이용한 레시피를 찾아보았고, 볶음 요리를 해보기로 했다. 


그렇게 만든 첫 가지 요리는 내가 이전까지 생각했던 가지의 느낌이 아니었다. 적당한 식감과 함께 기름에 볶아져 풍미 또한 훌륭하였다. 어느덧 내가 어른 입맛으로 바뀌게 된 것도 가지를 좋아하게 된 이유라고 할 수 있겠다. 그와는 별개로 가지는 활용법에 따라서 뛰어난 요리가 될 수 있는 식재료 중 하나이다.


이번에는 가지와 함께 토마토를 넣어 토마토 가지 볶음을 만들었다. 영양적으로도 궁합이 좋지만 토마토 특유의 상큼한 맛이 볶음 요리의 느끼함을 잡아주어 맛으로도 궁합이 뛰어나다.



토마토 가지 볶음

※재료

가지 1개

방울토마토 10개 또는 토마토 1개

양파 1/4개

다진 마늘 1큰술

올리브 오일

간장 2큰술

올리고당 또는 설탕 1큰술

깨소금 조금


※조리방법

1. 가지와 토마토, 양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준다.

2.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른 후 다진 마늘을 넣고 볶는다.

3. 마늘이 익어갈 때쯤 토마토와 양파를 넣고 볶는다.

4. 양파의 색이 노릇하게 볶아지면 가지를 넣고 볶는다.

5. 가지의 숨이 죽으면 간장, 올리고당을 넣어 마지막으로 볶아준다.

6. 그릇에 담고 깨소금을 뿌려준다.



가지와 토마토는 정말 환상의 파트너인 것 같다. 가지의 고소한 맛이 자칫 기름에 느끼해질 수 있을 때쯤 토마토의 상큼함이 밸런스를 잡아준다. 영양적으로도 토마토에 붉은빛을 띠게 하는 라이코펜 성분이 가지의 껍질에서 나오는 나스닌이라는 성분과 궁합이 좋다고 한다. 게다가 둘 다 기름에 볶으면 지용성 비타민이 용출되어 체내 흡수도 잘 된다. 사실 효능은 둘째 치더라도 가지와 토마토는 기름에 볶았을 때 가장 맛있는 요리 재료이다.


최근에는 가지를 이용한 볶음, 튀김요리 등 다양한 활용법이 돌아다니고 있다. 어향가지라는 중국식 요리도 가지의 매력을 끌어올리는 요리 중 하나이다. 맛없는 반찬이라는 편견으로 쳐다보지도 않았을 채소가 언젠가부터 관심을 갖고 요리를 하게 된 걸 보면 사물이든, 사람이든 한 면만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자세도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고 느끼게 된다.


지금도 주변엔 내가 미처 알지 못한 가치 있는 것들이 숨어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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