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김정선 작가님의 <열 문장 쓰는 법> 책을 읽었다. 책 내용 중에 '께느른하다'라는 단어가 있었다.
"무슨 뜻이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네이버 국어사전에 의하면
<께느른하다>
몸을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느른하다
<느른하다>
맥이 풀리거나 고단하여 몹시 기운이 없다
어쩜 이리도 지금의 내 모습과 닮았는지, 코로나 재발 후 한 달이 넘게 맥을 못 추고 있는 요즘이다. 어쩌다 외출하고 돌아오면 머리가 빙글빙글 다시 고꾸라지기 일쑤다. 9월이지만 찌는 듯한 더위로 에어컨을 끼고 살았는데 무섭게 쏟아붓던 비가 내린 후 본격적인 가을이 찾아왔다.
오늘은 하늘도 맑다.
꾀병이다 싶을 정도로 남이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내 몸은 좀처럼 종잡을 수가 없다. 그래도 오늘 조금 기운을 차리고 정발산에 올랐다. 해마다 지나는 길에 보게 되는 모과나무, 안 보는 사이 모과가 주렁주렁 열렸다. 제법 튼실해 보인다.
정발산을 오르다 나무들 사이로 하늘을 본다. 녹색 잎사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은 어찌 이리도 예쁜지. 가을은 마음을 참 맑게 만든다. 역시 나오니까 좋다. 숨을 쉴 수 있어서 더없이 좋다.
저녁 먹고 호수 공원 산책을 했다.
최근 남편 혼자 걷다가 같이 걸으니 좋은가 보다.
"같이 오니까 좋지."
"그럼 당연하지."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운동하는 나에게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나 보다. 자꾸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