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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앤박 Oct 01. 2024

월드 클래스는 다르다

금요일(2R) KLPGA 홈페이지 일정표를 살폈다. 마침 오전에 보고 싶었던 리디아 고 선수와 유현조, 전예성 선수가 한조로 경기를 한다. 집에서 경기장인 베어즈베스트 청라 CC까지 40여 분 거리여서 편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월드 클래스는 다르다.




지난주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갤러리로 참석했다.

가까운 지역에서 경기가 있을 때는 시간이 나면 현장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관람한다.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은 LPGA에서 뛰는 선수들이 초청선수로 많이 참가한다. 하나금융그룹에서 후원하는 리디아 고와 이민지 프로를 비롯해서 김효주, 성유진 프로 등이 참가해 볼거리가 많은 대회다.




금요일(2R) KLPGA 홈페이지 일정표를 살폈다. 마침 오전에 보고 싶었던 리디아 고 선수와 유현조, 전예성 선수가 한조로 경기를 한다. 집에서 경기장인 베어즈베스트 청라 CC까지 40여 분 거리여서 편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파3 1번 홀에서 리디아 고 프로의 아이언 티샷으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이번 대회에 그녀의 코치인 이시우 프로가 캐디로 나서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이시우 프로는 SBS 골프 아카데미 방송을 통해 골프 마니아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을 뿐 아니라 골프 선수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코치다. 그가 가르치는 선수들이 대회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리디아 고를 비롯해서 박현경, 김수지, 배소현 프로가 이시우 코치에게 배운다. 박현경 프로는 올해 대상과 상금왕, 다승왕에서 경쟁하고 있으며, 배소현 프로는 14년 차 선수로 올해 첫 우승과 함께 3승을 거두어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오전 시간이라 갤러리가 많지 않아 경기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LPGA 선수들은 한국 선수들에 비해 세계를 돌아다니며 경기를 해 이동거리에 따른 시차 적응이 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디아 고는 밝은 표정으로 경기를 진행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아 샷이 흔들리거나 퍼팅이 아쉽게 빗나갈 때도 캐디인 이시우 프로와 이야기를 나누며 담담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골프공이 러프에 빠지거나 벙커에 들어가는 위기 상황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멋진 샷은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리디아 고의 경기를 보면서 "월드 클래스는 다르다"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은 물론 사람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한 수 위였다. 경기를 지원하는 진행요원과 기록원까지 겸손히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러프에 빠진 볼을 알려줄 때는 "감사합니다" 인사를 잊지 않았다. 경기를 마친 후에는 골프 백에서 공을 꺼내 사인을 한 후 함께 18홀을 걸은 기록원에게 수고의 악수를 건넨 뒤 사인볼을 선물한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라는 속담이 생각나는 순간이다.

오랫동안 골프 갤러리로 경기장을 찾으며 많은 선수들과 부모님, 매니저, 갤러리 등 다양한 모습들을 본다. KLPGA가 지금의 모습으로 성장하는 데는 선수들의 노력과 후원사의 지원,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의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너무 승부나 팬심에 과열된 모습과 눈에 거슬리는 행동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LPGA에서 2승을 거두며 골프 천재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2014년 10대의 나이에 LPGA 프로로 전향해 그해 3승과 신인상을 수상했고, 2015년에는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며 투어 간판선수가 됐다. 이후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세 번의 올림픽 대회에서 금, 은, 동메달을 획득, 올림픽 메달 슬램을 달성했다.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27세 4개월의 나이로 최연소 LPGA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는 최고의 영예를 얻었다. 

골프는 여러 운동 가운데서도 매너를 중시하는 운동이다. 리디아 고 프로를 보면서 골프 매너의 기본이 무엇인지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부디 우리 선수들도 골프 실력만이 아닌 그녀의 좋은 모습들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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