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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ctober Oct 17. 2020

누르고 눌렀던 슬픔

네가 떠난 걸 체감하게 된 어느 날

봄, 벚꽃




문득 아침에 눈을 떴는데 유난히도 추운 거야 네가 내 곁에 없어서일까 이렇게 시린 날이 있었나 기억을 더듬게 되었어 그래 그날 그날도 네가 있던 날과 별다를 것 없는 날이었어 그렇게 그냥 평범하게 하루를 시작했지 뭔가 놓친 게 있는 것 같았지만 개의치 않았어 하나하나 신경 쓰기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나를 억누르고 있었거든 그런 하루가 끝나갈 때쯤 나도 사람들을 따라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그런데 이게 웬걸 하늘이 울고 있지 뭐야 오늘 하늘이 울 거라는 걸 나만 몰랐나 봐 세상 사람들은 나만 빼고 우산을 쓰고 있더라 그래, 내 하루는 너의 일기 예보로 시작되었는데 이젠 네가 없으니 나는 오늘의 날씨도 알지 못한 사람이 되어있는 거야 그 순간 나는 하늘을 따라 울었어 울어버렸어 다른 사람 시선이 뭐가 중요해 이젠 내 곁에 네가 없는데 빗줄기를 따라 내 슬픔도, 내 안의 너도 그렇게 멀리멀리 흘러가버리길 바라면서 그렇게 울고 또 울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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