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를 집 안에서 기른다는 것."
도시에 살 때는 단 한 번도 이것에 대해 특별히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집 근처에서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모습을 항상 보아 왔고 근처 공원에라도 가면 보호자와 함께 맘껏 뛰노는 강아지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망고를 입양하고 하루에 한 번, 사상충 치료 중에 짧게나마 동네 산책을 다니며 강아지를 기른다는 것에 대한 조금은 다른 시선들을 마주한다.
내가 사는 마을 정말 한적한 시골 동네여서 어떤 날에는 산책을 나가도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날이 있는가 하면 어떤 날엔 할머니 여러 분을 뵙기도 한다.
우리 집 옆집에 사시는 할머니는 대부분의 낮 시간을 정자에 나와 보내시는데 지나가다 망고와 함께 인사를 드리면 망고를 보고 야무지게 생겼다고 환히 웃으시며 말씀하신다. 그 짧은 순간에도 할머니의 따뜻한 인품이 느껴질 정도이다.
그러나 산책 중 만난 대부분의 할머니들은 인사드리기가 무섭게 망고를 집 안에서 기르냐며 묻고 내가 그렇다 대답하면 새집에 강아지를 왜 안에서 기르냐고 못마땅해하며 말씀하신다.
망고의 보호자인 내가 듣기엔 다소 불편한 대화이다. 망고를 집 안에서 기르던 밖에서 기르던 그건 온전히 보호자인 나의 선택이며, 처음 한 달간 망고가 배변훈련에 적응하기 까지를 제외 하곤 단 한 번도 집 안의 무언가를 물어뜯는다거나 우리와 같이 사용하는 침대나 소파에서 실수를 한다던지 으레 할머니들이 걱정하시는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물론 시골에 사는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강아지를 집 밖에 묶어 놓고 키우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할지도 모른다. 우리 동네만 하여도 망고를 산책시키다가 보면 집집마다 마당에 묶여 사는 시골 강아지들이 우릴 보고 짖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환경이 그러니 그럴 수밖에... 그렇지만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니까 그렇지란 생각은 아니다.
앞서 말한 옆집 할머니의 경우 망고를 산책시키며 가장 자주 마주쳤는데 한 번도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다. 늘 웃으면서 인사를 받아주시고 망고를 예뻐하신다. 나의 외할머니 또한 삼촌과 함께 강아지를 집 안에서 키우고 계신다. (그 할머니들이 보시면 놀라시겠지만) 그리고 단순히 도시와 시골에 사는 사람들의 차이라 할 수도 없다. 나도 현재 시골에 사는 사람이다.
강아지를 좋아하던 싫어하던 그건 개인의 자유이며 당연히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한들 그 강아지가 나에게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고 그냥 단지 스쳐 지나갈 뿐인데 그 존재를 바라보는 할머니들의 시각이 이렇게 다르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론 안타깝다.
망고는 산책을 가면 언제나 행복해한다. 날씨가 좋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땐 자꾸만 뒤돌아보며 나를 향해 웃는다. 그래서 그런 할머니들의 말씀이 불편하다고 한들 별로 신경 쓰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우리는 지금 행복한 산책 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