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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키미수 김 Apr 05. 2024

며느리의가방은 시어머니의 임시보관소

며느리의 그 어떤 사연들은 계속됩니다

시월드(媤 world)가 무엇일까?

시월드는 "시댁" 혹은 "시집살이"를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인터넷 신조어이다.

-위키백과


팟캐스트를 통해 함께한 짧은 시간은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며느리이자 엄마들의 행복하고 즐거운 삶의 이야기•사연을 나누는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 순간에도 엄마이고  며느리가 처음이라서 겪는 어려움은 당신 혼자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앞으로의 희망을 위해 그들이 나누고자 하는 이야기를 사연을 응원하며 적습니다.


잉글우드 크레스킬 -3년 차 며느리


“아가야~

이것 좀 집어넣거라~ 네 가방에!”

심장이 콩닥콩닥 뜁니다.

어린아이도 알 겁니다.

남의 물건을 몰래 가져가는 것은 나쁜 행동이라는 것을…


서른 초반에…   

결혼식을 올리고 한 남자의 아내이며 며느리가 되어서 이렇게 시어머니를 따르게 되다니…

그나마 다행인 것인지?! 아직 우리 부부에게 아이는 없고 아이에 대해 집착이 없는 점이 서로 잘 통했습니다.  

시댁이나 친정 두 집안 역시 상관을 안하십니다.


결혼한 지 3년이 돼 가고  시아버지의 생신에 가족 여행으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아버지의 생신으로 본인이 부담하신다고 바하마 크루즈 여행을 같이 가자고 하십니다.

먼저 비행기를 타고 크루즈가 떠나는 도시로 가야 하는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옆자리에 앉고 남편은 시아버지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이륙하고 간단한 스낵과 음료가 제공됩니다.

시어머니는 저에게 말을 하십니다.

”아가야!

네가 사과주스캔 두 개 하고 땅콩도 두 봉지 달라고 해라! 그리고 네. 가방에 넣어 놔라~“

저는 커피 하나를 시키고 시어머니가 부탁하신 데로 앵무새 같이 똑같이 말을 하고 받아서 가방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기내식이  제공되었습니다.

시어머니는 소고기 저는 생선을 받았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시어머니가 말을 하십니다.

"아가야!

이 작은 수저•포크 그리고 칼 여기 휴지로 싸놨다. 네 가방에 넣어라!

그리고 시어머니는 잠을 청하십니다.

황당하다는 단어를 몸소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주스 그리고 스낵 까지는 이해를 하지만…

이렇게 가져가는 것도 걸릴까 봐?! 두려운데…  나의 가방에 넣어두라는…  

차라리 시어머니 본인이 직접 당신 가방에 넣으시면 차라리 나을까하는…


갑자기 처음 남편의 집을 방문했을 때가 떠오릅니다. 화장실에 있던 찜질방 상표가 수놓았던 수건을 보았을 때…

분명히 시어머니가 찜질방에서 몰래 가져왔을 것입니다. 제가 지나가는 말로 물었을 때…

시어머니는  기념으로 가져왔다고 말을 하셨습니다.


그때 끝냈어야 했는데… 누구를 탓하겠습니까?! 나의 탓이고… 나의 선택이었습니다.


비행기가 착륙을 하고 이동을 해서 선착장에 도착을 한 후에 줄을 서면서 크르주에 승선하게 위해서 준비를 합니다.

저희는 저희 룸으로 시부모님은 시부모님 룸으로 들어가서 저녁식사 전까지 휴식을 가지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문자를 하십니다. 제 가방에 넣어둔 것을 가져오라고… 바로 가져다 드리고 방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식사 식당에서 시팅에 맞춰서 저희 가족의 번호가 있는 테이블에 앉았습니다.

시아버지•시어머니•저 그리고 남편이 앉았습니다.

시어머니가 말하십니다.

“아가야!

너무 이쁘다~ 이거는 쓰지 마라! 새 거로 가져가게!”

그러시고 제자리 테이블에 있는 작은  스푼•포크•잼 그릇•아기 자기한 것들을 한 곳에 모으십니다.

시어머니는

“아가야!

네. 가방에 살살 넣거라~”

저는 시어머니께 말을 드렸습니다.

‘어머니~

이거는 좀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사드릴게요~‘

시어머니는

“살수 있으면 벌써 내가 다 사고도 남는다!

이런건 안팔아~ 못 산다고!!!

가방 줘봐라! “

그러면서 직접 넣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가방을 다시 저한테 주십니다.


이제는 당황스러움까지 몸소 느껴집니다.  시어머니의 그  고집을 초보 며느리가 어떻게 껐을수 있을까요?

그러나 오랜만의 여행이고 어차피 뭐?! 그래~ 그냥 무시하고 저녁을 즐겼습니다.

식사가 끝난후에 시부모님은 먼저 룸으로 가신다고 하시기에 저는 두분을 모셔다 드리고 제가방 안에 있는 물건들도 아예 시어머니한테 전해 드리고 남편이 있는 라운지로 돌아갔습니다.


시어머니의 부탁•행동때문에 신경을 써서 그런지 와인도 너무 맛있고 부드럽게 잘 넘어 갑니다. 남편이 마시고 싶은데로 마시라고 기분을 북돋워 줍니다.

잠시 남편이 화장실에 간사이에 생각이 듭니다.

남편에게 말하고 싶지만 괜히 싸움을 만들지도…

아니면 이미 알고 있을 수도…  

시어머니 집안이 재력도 있고 고생도 안 하셨는데 왜 그러시는지?!  

부자• 가난 상관없이 공짜가 좋으신 건지?!

아무리 파는 곳이 없더라도…

소유욕이 강한 것인지…


몇년전에 읽은 글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한국 코스코에서 핫도그에 넣는 양파가 없어진 이유다.”

핫도그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공되는 작게 다진 양파가 없어진 것이다.

그 이유는 “양파 거지들 때문이다 “ 잘게 다진 양파를 원하는 만큼 넣을 수 있고 가져갈 수 있게 제공이 되었지만 먹지 못할 만큼의 양을 가져가 남기고 버리는 사람들 그리고 그릇 또는 지퍼백을 가져와서 담아가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라는…

이제 시작된 3박 4일의 여정이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나의 가방에는 또 무엇을 넣어야 하는지?!

심히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그 창피함의 몫을 알기에 언젠가는 시어머니가 그만하시는 날이 다가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안되면 되게 하라는 말이 있듯이…


3년 차 며느리는 전합니다.

여행을 다녀온 후에 토트 이상 큰 가방•숄더백은 상자에 다집어놓고 개인적으로 필요할 때만 사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댁과 만나게 되면 조금한 파우치만 지니고 만남을 한다고 합니다.

시어머니 말하시길…

“아가야!

그 조그마한 것안에 핸드폰은 들어가니?

가방하나 좋은거 사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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