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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코리아 유방암 자선 행사, 핑크리본은 어디에 있어나

초청장‘ 유방암’과 ‘파티’는 결코 함께 쓰일 수 없는 단어이다

by 잠시 동안

10월은 전 세계가 핑크빛으로 물드는 유방암 인식의 달입니다. 유방암 인식과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핑크리본은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시작된 이후 전 세계적 캠페인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 핑크리본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유방암 환자와 생존자들을 위한 연대의 표시이며, 조기 검진과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W코리아 매거진이 주최한 유방암 자선 행사에 대한 기사를 보고 매우 놀랐습니다. 그 행사에서 핑크리본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은 유명 인플루언서와 배우들이 레드카펫을 밟고, SNS는 셀카와 포토월로 넘쳐났지만, 정작 유방암 환자와 생존자들의 이야기나 메시지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이번 W코리아 유방암 캠페인은 겉보기엔 매우 화려해 보였습니다. 언론은 ‘누가 제일 잘 입었나’라는 이야기로 떠들썩했습니다. 자선 행사의 핵심은 기부와 연대였어야 했지만, 이 행사에서는 그보다는 '기록'과 '주목'이 우선시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환자들과 생존자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연대의 메시지는 묻혀버린 채, 화려한 조명과 무대 뒤로 핑크리본의 상징성은 희미해졌습니다.


핑크리본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닙니다. 이는 유방암 환자와 생존자들에게 힘이 되는 상징이며, 유방암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는 메시지입니다. 그 자체로 강력한 시각적 아이콘이기 때문에, 그 의미를 되새기고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이 캠페인의 진정성에 적합합니다.

만약 이 행사가 정말 유방암 인식 개선을 목표로 했다면, 연예인 인터뷰에서 유방암 관련 질문이 오갔을 것이고, 참석자들은 핑크리본을 착용했을 것입니다. 또, 드레스코드를 핑크색으로 설정하고, 술을 마시지 않으며, 노출이 적은 옷을 입도록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행사에서는 핑크리본을 상징으로 삼기보다는, 단순히 '화려한 파티'로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여성성을 표상하는 가슴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은 유방암 환자들을 위로하는 자리가 되어야 할 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몸매를 강조하고 술을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유방암 인식 개선을 위한 행사로서 매우 부적절해 보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진행되는 유방암 캠페인은 그저 이미지 관리나 화려한 파티가 아닙니다. 그것은 환자들과 생존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과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는 일입니다.

이 캠페인이 더 진지하고 성숙한 나눔을 통해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전달할 수 있도록, 우리가 다시 한번 그 본질을 정확히 의식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W코리아 행사에서 보여준 모습은 핑크리본의 본질과 상징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았고, 유방암 인식의 진정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10월, 핑크리본은 그저 화려한 상징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강력한 메시지여야 합니다. 이 메시지를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행동으로 이어갈 때, 비로소 그것은 ‘자선’이라는 진실한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생길 것입니다.

전세계 유방암 환자와 생존자들의 상징 메세지 핑크 리본
엘리자베스 헐리- 에스티 로더 컴퍼니 유방암 캠페인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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