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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 세상의 무게를 견딘 그녀

소설 • 그녀가 사는 법

by 잠시 동안

되돌아보면 그녀의 삶에는 유난히 많은 일들이 겹쳐왔다.

그럴 때마다 시아는 생각했다.

“왜 이런 일들이 나에게만 생길까?”

그녀는 웃지 않았다. 그녀조차 이유를 몰랐다. 하지만 어렴풋이 느꼈다. 어쩌면 세상이 감당하지 못한 무게가, 조용히, 아무 말 없는 사람 하나에게 몰려드는지도 모른다고. 시아는 그 ‘하나’였다.


세상은 언제나 균형을 잃는다.

누군가의 행복 뒤에는 보이지 않는 타인의 침묵이 있고, 누군가의 안도는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 위에 세워진다.

시아는 그 보이지 않는 균열의 틈에 서 있었다. 누구도 원하지 않았지만,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자리.

그녀의 삶의 무게는 무거웠다. 그러나 그 무게 속에서 시아는 이상한 통찰을 얻었다.

“이 세상은 공평해질 수 없구나.”

그녀는 그 깨달음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대신 그 불균형 속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로 남을 것인지를 묻기 시작했다.


그것은 복수였다. 하지만 피를 흘리는 복수가 아니었다. 그녀의 복수는 세상을 향한 조용한 저항이었다. 그녀는 자신을 무너뜨린 이들을 증오하기보다, 그들이 만든 질서를 거부하기로 했다. 그녀의 방식은 소리치지 않고,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그녀는 다시 걸었다. 더 이상 피해자의 걸음이 아니었다. 그녀의 걸음에는 방향이 있었다.

그녀가 복수하려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그들이 만든 세상’이었다.

시아는 알고 있었다. 이 세상은 완전히 고쳐지지 않는다. 하지만 누군가 그 무게를 인식하는 한, 세상은 완전히 망가지지도 않는다. 그녀는 그 균형의 한쪽 끝에 서 있었다.

세상의 어둠과 빛이 맞닿는 경계선 위에서,

“시간은 상처를 치유하지 않는다.

그저 그것을 덮고, 사람들로 하여금 잊게 할 뿐이다.

그리고 잊힌 자리에는, 더 깊은 고요가 남는다.”

그녀의 이름은 시아. 세상의 균형이 무너질 때마다, 그녀는 조용히 그 무게를 대신 짊어졌다.


그리고 그녀는 계속 이어간다. 세상은 여전히 불균형했고, 사람들은 여전히 잊었다. 그러나 시아는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작전을 세운다. 하나씩, 조용히, 그러나 정확하게. 누군가는 그것을 복수라 부를 것이다. 누군가는 정의라 부를 것이다. 하지만 그녀에게 그것은 그저 균형을 되돌리는 일이었다. 그녀는 오늘도 세상의 그림자 속에서 움직인다.

흔적 없이, 소리 없이, 마치 존재하지 않는 손끝으로 세상을 다시 그리듯이.

세상의 무게를 견딘 그녀 —

그 무게가 사라지지 않는 한, 세룰리안 그녀의 작전도 끝나지 않는다.

그녀가 사는 법 • The Way She Lives

모 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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