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의 그 어떤 사연들은 계속됩니다
시월드(媤 world)가 무엇일까?
시월드는 "시댁" 혹은 "시집살이"를 나타내는 대한민국의 인터넷 신조어이다.
-위키백과
팟캐스트를 통해 함께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며느리이자 엄마로 살아가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건강 문제로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게 되었고, 다만 간간이 본인의 사연을 보내주시는 분들이 계셔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물론, 며느리이자 엄마로서의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엄마’이자 ‘며느리’로서 처음 겪는 어려움 속에서 혼자 버티고 있는 누군가를 잊지 않겠습니다. 그 힘든 감정은 결코 당신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글 하나가 큰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보내주신 사연을 글로 표현해 서로의 마음을 이어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잉글우드, 뉴저지 – 줄리아 엄마 4년 차 며느리
딸아이가 걷기 시작했다.
작은 두 발로 서서 거실과 각 방을 탐험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거실의 가구 모서리마다 커버를 씌우고, 전기 콘센트에도 덮개를 닫았다. 이제 조금은 안심이 되리라 생각했다. 그날, 시어머니의 커피를 준비하려 부엌에 있었는데, 거실 쪽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거실 한쪽을 돌아다니던 딸아이가 장난감집 모서리에 발을 부딪히고, 앉자마자 소리 내어 울기 시작한 것이다. 놀란 시어머니가 황급히 달려와 딸아이를 품에 안으며 말했다.
“왜 울어, 우리 강아지?”
울먹이며 손가락으로 장난감집을 가리키는 딸아이.
시어머니는 아이를 꼭 안고, 장난감집을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장난스럽게 말했다.
“이번에는 장난감집이 그랬어요? 우리 강아지 울린 나쁜 장난감집, 때찌 때찌 맴매.”
나는 그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조심스레 말했다.
“어머니… 또 그렇게 하시면 안 돼요.”
시어머니는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원래 이렇게 달래주는 거야. 괜찮아.”
하지만 나는 쉽게 동의할 수 없었다.
부딪힌 건 장난감집이 아니라, 딸아이 자신이었다..
그저 어릴 때부터라도, 세상은 자신의 움직임에 반응한다는 것을 조금씩 알아가길 바랐을 뿐이다.
작은 실수는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그때마다 남 탓을 배우면, 더 큰 실수 앞에서도 올바른 대응과 배움은 없다.
넘어졌다면 일어나면 되고, 부딪혔다면 다음에는 조금 더 조심하면 된다. 나는 딸아이가 그런 단단함을 배워가길 바란다. 넘어져도 울다 웃을 수 있는 아이, 남 탓이 아닌 자신 안에서 답을 찾는 사람으로 자라길.
잠시 후, 시어머니는 커피를 드시며 웃으셨다.
“괜찮다.”
그 미소를 보고 나도 미소를 머물렀지만, 마음속에는 작은 불편함이 남았다. 괜찮다고 하기엔, 나는 여전히 안 괜찮았다. 아직 어린 딸아이에게는, 세상을 배우는 첫 순간마다 ‘네가 한 일의 의미’를 천천히 알아가게 해주고 싶었다.
이 문제는 많은 며느리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으로, 가족 관계와 육아 철학이 충돌할 때 생기는 긴장을 다루는 일이다. ‘현명하게 대처한다’는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관계를 유지하고, 동시에 자신의 육아 철학을 지켜가는 균형점을 찾는 것을 의미한다. 손녀를 진심으로 아끼고 딸아이의 행복한 육아를 바란다면, 시어머니와 며느리 모두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상황에 맞게 조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서로의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인정하고, 말과 행동으로 공감과 이해의 폭을 넓혀갈 때 가족 모두가 편안해지며, 아이에게도 가장 안정적이고 따뜻한 환경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 시작과 과정이 글로 읽든 말로 하든,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실제로 실천되기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결국 고부 관계를 지탱하는 힘은 완벽함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고자 하는 진심에서 비롯된다는 사실 속에 희망이 존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