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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포레스트 Dec 09. 2022

이방인

조금 더 과장되고, 조금 덜 표현하는.


아무리 가까워지려고 발버둥을 쳐도 그들 사이에 나는 곁을 떠도는

조금 시끄러운 이방인이다. 


함께한 세월이 다르다는 걸 알고 시작했지만 그들의 곁에서 

아무런 의견도 쉽게 내지 못하고 내가 느끼는 것보다 

조금 더 과장해야 하고, 조금 덜 표현해야 한다. 


그게 바로 세월의 이방인이, 그나마 곁에서 온기를 느끼는 방법일 뿐. 


나는 그들에게 '진짜'가 되기 전에 곁을 떠나겠지.

더 많은 시간을 나에게 주지 않았기에 나는 결국 이방인인 채로 그들의 곁에서 서서히 멀어지겠지.


큰 창틀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제삼자 같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될 자리에, 그저 운 좋게 내가 걸려 앉아있을 뿐. 

사실은 누구라도 이 자리를 대체할 수 있겠지. 누군가 버린 자리를 내가 그저 주웠을 뿐. 

왁자지껄한 그들의 사이에서 나는 바라보며 해결하길 기다리겠지.

나는 그저 남는 애정을 던져주길 기다리는 고요한 이방인.


그 자리의 존재감이 커서는 안 되는 지나가는 이방인. 


나중에 나는 그런 사람이 있었지로 기억되겠지. 그렇겠지.

알고는 있지만 조금은 쓸쓸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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