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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포레스트 Mar 08. 2023

나는 너를 싫어해.

내 악한 마음이 너에게 전달되지 않길 바라



내 웃는 얼굴 뒤에는 추악한 모습으로 너를 시기해.

내가 너무 썩어 문 들어져서 너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괴로워하고

너가 힘들어할 때마다 기쁨이 솟아올라. 마치 엔도르핀처럼.


너는 내게 희망이라 말하였지. 너도 다른 의미로 나의 희망이야.

너의 삶이 바닥으로 치솟을 때마다, 생과 사가 외줄 타기처럼 위태로울 때마다

네 불행을 보며 나의 행복을 찾아. 나는 참 잘 살고 있구나를 너를 통해 확인해.


항상 극 중 주인공은 불행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기를 받지 

분명 악역인 쟤가 가질 것은 다 가졌다고 주인공은 오직 희망밖에 없는데

왜 주인공을 시기하는 걸까? 예전에는 몰랐어. '가질 건 다 가졌는데 왜 주인공을 미워하는 걸까?'

어느 순간 나는 악역의 마음을 이해해. 내가 갖지 못한 것을 네가 가졌으니까.


"행복하니?" 지금의 너에게 물어. 행복해 보이는 네 얼굴을 갈기갈기 찢고 싶은 심정을

누르고 웃으면서 물어봐. 너는 내 속이 얼마나 새까만지 모르고 활짝 웃으며 말하겠지.


"응!"


너를 미워할 이유가 없음에도 너를 미워하고 싶지 않다는 머리와 마음이 자꾸 부딪혀.

네가 싫어, 하지만 늘 고마워.


차마 진실한 마음 끝까지 미워할 수 없어 나는 담담한 척하며 너에게서 1보 멀어져.

그렇게 한 걸음씩 돌아가다 뒤를 돌아봐도 너를 마주칠 수 없을 정도로 멀리 와있어.

그렇게 너를 잃는 걸까? 싶을 때마다 너가 저 멀리서 자꾸만 달려와. 웃으면서 어디가냐구.

그래서 내가 너를 못 놔. 늘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하지만 난, 너를 싫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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