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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루포레스트 Jan 05. 2024

혼자 여행은 조금 무서운데?

홀로 여행가지 않겠다는 몸부림의 시작




2023년 4월 퇴사 예정인 상태로 유럽여행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사실 계획이라는 말보다는 동행자를 찾기 시작했다. 

유럽까지 혼자 가기에는 조금 무서운 마음도 들고, 굳이 약 600만 원 정도를 들여서 유럽을 가는 게 맞을까?

하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겹쳐서 과연 이 여행을 가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약 2개월 동안 하면서 나만의 기준을 세웠다. 그렇다면! 동행자가 구해지면 가고, 안 구해지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하면서 2023년 11월 전까지는 유럽여행 동행을 구하기 시작했다.


우선은 가까운 주변인들에게 전부 물어봤다.

"나랑 유럽 갈래?", "너 11월에 뭐 해? 아무것도 없으면 나랑 유럽갈래?" 

내 나이 27살. 주변에서 취준생과 직장인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취준생은 돈이 없고 직장인은 시간이 없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무슨 동네 광고지를 뿌리듯이 만나는 사람마다 유럽여행을 갈까 하는데 동행하겠냐고 물었고 매번 대답은 X, X 또 X!! 거절을 들을수록 가고 싶은 마음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꼭 동행자를 찾겠다는 마음이 더 커져가고 있다. 하다못해 카페를 정리하는 사장님에게도, "가게 접으면 뭐 하세요? 혹시 저랑 유럽 가실래요?"라고 물어보는 수준까지 왔으니. 이 정도면 광기라고 말한다.


잊을만하면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나랑 유럽 갈 사람 구해요.'부터 '죽지도 않고 또 돌아왔습니다. 유럽 갈 사람?' 등 계속 구인을 시도했고, 셀 수 없을 정도로 거절을 당하니 사람들이 그러면 혹시 모 카페에 유럽여행 동행 찾는 곳이 있는데 거기는 어떠냐며 추천을 해줬다. 

낯은 안 가리고 사람도 쉽게 믿는 타입이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성향대로 모르는 사람을 구했는데 '만약에...'

라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그럼에도 혹시 하는 마음에 구구절절 글을 올려 보았다. '저는 영국이랑 스위스가 가고 싶고부터 저는 이런 성향의 사람입니다.'까지 정말 길게도 올렸는데 몇 달 뒤인 미래라 그런지 연락은 오지 않아서 실시간이 궁금한 주변인들에게는 시간이 아직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보겠다고 말하며 잠시 포기하곤 했다.


오히려 사람들에게 묻지 않으니 가고 싶은 마음은 조금 줄어들었지만 혹시나 하고 팔로우해 두었던 여행 계정들은 끊임없이 나에게 유럽으로 오라고 손짓하고 있었다. 슬슬 마지노선과 가까워지고 더 이상 미루면 비행기 표값도 치솟으니 그냥 눈 딱 감고 카페에 다시 올려보기로 결심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짧게! 그리고 조금 다르게! 어떻게? 나라별로 동행을 다르게 구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영국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다른 나라는 다 가도 영국만큼은 꼭 가야겠다 싶었기에!!

영국을 고른 이유는 다음 영국 편에서 풀어드리겠다. 그래서 카페에 '10/xx ~ 10/xx 영국 동행 구합니다. 여성만!' 성별을 굳이 나눈 이유는 아무래도 모르는 사람과 처음부터 같은 방을 쓰기는 그렇지 않나. 동방예의지국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선 안될 것. 조상님이 노하실라. 


날짜가 비교적 임박해서 그런지 아니면 한 나라만 구해서 그런지 연락은 비교적 많이 왔으나 나와 완벽하게 맞거나 취향이 갈리는 등으로 또 시간을 버리고 있었다. 이제 진짜 못 가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 때! 마지막 동행자에게 연락이 왔다. "저는 윶인님보다 2일 정도 더 있을 예정이지만 그동안 같이 지내요!"

내가 영국에 있는 일정 전체를 같이 동행하겠다는 천사님이 나타나서 바로 알겠다고 했고, 그래도 비행기 표를 끊는 것보다는 서로의 신상을 조금이라도 확인을 해야, 모르는 사람과 가는 여행... 엄마를 수긍시킬 카드가 필요했기에 신분증도 받고 비행기표도 확인했다! 심지어 숙소 문제로 둘이 얘기하다가 결제 문제가 나왔는데 원래는 내가 하고 그분이 보내주시기로 하였으나, 나에게는 쿠폰이 없었기에 동행분께 부탁드리고 혹시 모르는 상황이 있으니 만나서 드리겠다 했는데 정말 긴 답장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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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윶인입니다.

제가 최근에 다녀온 유럽여행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려고 합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성 혼자 영국, 스위스, 독일을 다녀오고

동행인과의 트러블도 생기고, 인종차별도 겪었지만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이야기를 매주 1회씩 연재하고자 합니다.

저희는 다음 주 목요일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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