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태원우변호사입니다 Nov 01. 2024

꼴찌에게 박수를

태형위신기


내가 매일 새벽에 가서 운동하는 '크로스핏 제스트'에서는 매년 이맘때 '제스트 서바이벌 대회'(일명 제서)를 한다.


3인 1팀을 구성해서 2주 동안 크로스핏 중 8개의 Workout의 기록을 함께 측정해서 순위를 매기는 대회다.


제서를 경험하고 나면 운동능력이 부쩍 향상되는 장점이 있고 같은 팀을 이룬 사람들과 친해지고 전우애가 생기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8개의 Workout 모두 다 신체적ㆍ정신적 한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고강도 운동이고 경쟁열기가 대단해서 순위에 욕심을 내다가 부상도 입을 가능성도 있어서... 매년 '제서' 대회에 출전할지 말지를 고민하게 된다.


이런저런 이유로 크로스핏을 시작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는 김형우 씨와 위진석 씨는 아예 제서 대회에 참여할 생각조차 안 하는 것 같았다.


7년 동안 크로스핏을 하면서 매년 제서 대회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열기와 매력을 잘 알고 있는 나로서는 형우 씨와 진석 씨에게도 그 매력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두 분에게 "우리 3명이 한 팀을 이루어 제서에 나가자. 물론 꼴찌를 하겠지만 완주만 하면 된다. 참여자체로 의미가 있다. 제서는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운동능력이 많이 향상된다. 재미있다. 친해진다."라는 온갖 말로 설득했다.


 착하디 착한 진석 씨와 형우 씨는 나의 '꼬실레이션'에 홀랑 넘어왔다.


우리 팀이름은 3명의 이름을 한자씩 따서 "태형위신기"로 정했다. 크로스핏 제스트 최고령자와 신입초보자들이 한 팀을 이루게 되었다


2007년에는 태왕사신기 24부작이 있었지만,


2024년 10월에는 태형위신기 8부작이 있다. ㅎㅎ


태형위신기 팀은 서로를 응원하고 격려해 주면서 2주 동안 좋은 팀워크를  이루어 최선을 다해서 8개의 workout을 측정했다.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팔팔한 젊은이들, 운동고수들로 구성된 다른 16개 팀들 모두 운동을 너무 잘했다.


우리 태형위신기의 최종순위는 16개 팀 중에 13위!


우리 팀 뒤에 3팀이나 있었다.

미안했다. 우리 팀이 꼴찌를 하려고 했는데.....


벌써 내년 가을, 제스트 서바이벌 대회가 기다려진다.

작가의 이전글 사람을 기쁘게 하는 말이라면 거짓말을 해도 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