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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접몽 Jun 01. 2021

테레사 수녀의 시

책을 보다 보면 읽을 때에는 그냥 무덤덤하게 넘어갔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 불현듯 떠오르는 것이 있다. 소설이나 에세이 등에 담긴 시가 주로 그렇다. 예전에는 시에 관심을 크게 두지 않아서 그냥 읽어 넘기곤 했는데, 요즘 시에 관심을 가지고 보다 보니 여운이 남는다. 오늘은 그랬다. 조정래 장편소설 『인간 연습』을 보다가 인상적으로 보았던 테레사 수녀의 시가 문득 떠올랐다. 그 시를 감상해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테레사 수녀의 시







난 결코 대중을 구하려고 하지 않는다.



난 다만 한 개인을 바라볼 뿐이다.



난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사랑할 수 있다.



한 번에 단지 한 사람만을 껴안을 수 있다.



단지 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씩만…….



따라서 당신도 시작하고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나도 시작하는 것이다.



난 한 사람을 붙잡는다.



만일 내가 그 사람을 붙잡지 않았다면



난 4만 2천 명을 붙잡지 못했을 것이다.



모든 노력은 단지 바다에 붓는 한 방울 물과 같다.



만일 내가 그 한 방울의 물을 붓지 않았다면



바다는 그 한 방울만큼 줄어들 것이다.



당신에게도 마찬가지다.



당신 가족에게도,



당신이 다니는 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단지 시작하는 것이다.



한 번에 한 사람씩.





(출처: 조정래 장편소설 『인간 연습』 179~180쪽)






조정래 장편소설 『인간 연습』을 보다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다.


저는 종교를 신봉하지 않지만, 아주 드물게 인간으로서 모범을 보인 종교인들은 존경합니다. 간디나 테레사 수녀가 그런 분들입니다.
(179쪽)


그 말에 공감하면서 오늘은 테레사 수녀의 그 깊은 마음을 짐작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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