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책으로 배운 정리 귀차니스트의 정리 이야기
예전에는 정리 서적을 읽으며 정리에 돌입했지만 어느새 정리 리바운드로 인해 내 주변에 물건이 들어차고 있어서 다시 정리를 하기로 했다. 단순히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는 나에게 자극을 주는 매일의 루틴이 되었다. 하루 종일 청소에 신경 쓰는 것은 전혀 아니더라도 하루 10분에서 15분 정도, '오늘은 어디를 살짝 손볼까?' 하는 마음으로 사사삭 정리에 돌입하는 것은 부담 없고 개운해서 좋다.
누구나 어느 부분에서는 귀찮아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는 정리가, 요리가, 그렇게 귀찮고 힘들다. 해결책은 바로, 요리는 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것이며, 정리는 매일 조금씩 에너지 소모가 없을 정도로만 실행하는 것이다. 그 작은 시간들이 모여서 나를 구해줄 것이다.
매일매일 소소하게 누적된 정리는 크게 티는 안 나도 일단 뿌듯하다. 적어도 올해는 대청소를 하지 않을 것이며, 이왕 마음먹은 거 끝까지 밀고 나가서 내 인생에 다시는 대청소하는 일을 만들지 않기로 결심한다. 작은 매일이 모여 이루는 기적을 맛보리라. 지금 나는 그 길에 서있다.
오늘 떠올린 책은 『3배속 살림법』이다. 내가 요리책과 정리 관련 서적을 찾아 읽는 이유는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쉽고 빠르고 부담 없는 비법을 건져내는 쾌감을 느끼기 위해서였고, 그때나 지금이나 내 마음은 비슷하다는 것을 문득 깨닫는다. 오늘은 가사 스트레스에 대한 내 마음을 덜어내는 데에 집중하기로 한다.
"완벽한 살림으로 소문난 집을 구경하면서 '어휴, 난 저렇게까진 못할 것 같아', '저렇게 살려면 매일매일 엄청 고생이겠다'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지요?"
『3배속 살림법』 중에서
이 책에서 저자는 '대충 한 것 같지 않으면서 빠르고 수월하게 처리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에 '시간 단축'에 초점을 맞추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는데,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한다. 가사 속도는 3배로 빨라지고 불필요한 시간과 쓸데없는 지출 또한 3분의 1로 줄일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시간 단축을 위해 중요한 것은 수납이고 '수납력'을 개선하면 집안일에 충분히 속도를 붙일 수 있는데, 수납이 잘된 공간에서는 불필요한 움직임이 줄어들어 살림 속도가 월등히 빨라진다는 것이다. 동선과 수납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내 기준에서 힘들이지 않고 바꿀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큰 틀에서 생각해본다.
지금껏 내내 가사에 부담을 느꼈던 것은 완벽하고자 하는 마음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진작에 후다닥 대충 하지만 꾸준히 하기로 마음먹어놓고, 다른 이들의 완벽하고 깔끔한 집을 보면 왠지 죄책감, 자책, 열등감이 생겼던 것은 아닌지. 오늘은 나 자신에게 잘하고 있다고, 그 정도면 충분하다고, 토닥토닥 격려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