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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젊은날의숲 May 23. 2020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캠핑장비를 자꾸 사는 이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내가 좋아하는 시다. 유일하게 머리속에 남아있는...

살면서 시한편 외우고 살야야 하는데 쉽지 않다.

그리고 옛날부터 그런생각을 하고 있다. 만해 한용운 님의 님의 침묵의 님은 누구일까?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국가도, 사랑하는 사람도, 부처도, 예수도...그래서

문학을 이해하고 느끼는건 순수하게 본인 생각대로 하면 된다는 헛소리다)


라디오를 들을때 그런생각을 했다
테이프나 시디로 듣는 음악은 진짜음악이 아니다
라디오 디제이가 직접 고르고 틀어준 음악이 진짜다
그래서 라디오를 열심히 들었던 기억이 있다

(야자시간에 손목과 옷사이로 이어폰을 뺸 후 손을 귀에 갖다대고 들었던 것 같다.)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했다

그건 이런 느낌이다
어떤 물건이든 음악이든 간에 내 스스로가 의미를 부여했기 때문이다

캠핑을 하면서도 이런 생각이든다
의자를 체어라 부르고 방수포를 타프라 부르면서 그런 물건들에 집착하고 의미를 부여한다
그러다가 정이들면 계속 필드에 나갈 수 있지만, 아니면 어디에 쳐박히거나 중고시장으로 내보낸다

그렇다


의미가 부여된 것들은 철저하게 살아남아 주말이되면
트렁크에 베란다에 왔다갔다 난리가 난다
간혹 어쩔 수 없이 바뀌는 것들도 있다
날씨 그리고 가족 그리고 인터넷 쇼핑 페이지 때문이다

요즘엔 조금의 노하우가 생겼다
구매하고 싶은 것들의 리뷰를 훑어보고나서
바로 중고장터를 검색한다
중고장터에서 살 수 있는 것들은 대부분 더 이상 인기가 없는 것들이다
그런데 어떤 물건을 사고 싶다고 올리는 구매희망 게시글들이 올라오는 물건이 있다
내가 사려고 한걸 구매한다고? 다시 검색을 해보면 그런건 십중팔구는 솔드아웃이다!
(요즘은 000피크 컵, 00롤테이블 등, 20xp 이런것들)


그때부터는 이상한 구매력이 작동하고
얼마전 읽은 해빙에서 나온 기분좋은 해빙을 하기 위해 미친듯이 검색을 한다
조금 비싸도 감수 할 수 있어! 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없다!


이런 제품은 누구나 갖고 싶어하는 엄청난 물건인 것이다

사고싶은데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아!


대량 생산도 추가 생산도 안하는 것 같다 아닐 수도 았지만,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캠핑을 가고 싶게 만드는 여러 이유중 하나는
그 물건을 야외에서 사용해보고 싶은거다!

유튜버들의 장비 사용기 이런 것들이 통하는 이유다
대리만족 까자는 아니지만 적어도 언젠가 사야겠다는 마음이 몸속깊이 새겨진다

본질은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도 들지만 늦었다
보이면 살게 뻔하다
하다못해 미군고체연료 300원짜리를 구매하고 주말에 화로대에 불붙일 생각에 신이난다

이 정도면 중독이다!

텐트 만큼은 한번에 많은 돈과 선택의 노력이 들어가기에 조심스럽다. 다시 팔기도 여간 어렵다
그러니까 일단 살때 좀 인기있는걸 사는게 좋다

얼마전 0000 대학원 면접을 보다가 영어로 자기소개하라는 말에 대충 떠들다가 캠핑을 좋아하는 가족이다! 라는 내용을 포함해서 답변했는데 면접관님이 앞으로 0000에서 공부하려면 캠핑가기 쉽지 않을거라고 어떻할거냐고 물어보셧다

답변은 잘했다. 그런데 정말일까? 라는 궁굼함이 계속 든다. 일단 합격하보 보자!

이렇게 내 인생에 철저하게 스며들어와 있는 캠핑이 어려워진다니 좀 끔찍하지만 텐트에서 책 봐야지라고 생각하고 애써 더 이상 생각하지 않을려고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보면
좋은 캠핑장비를 구매하려면
1. 희망품목을 검색하고,

2. 리뷰를 확인한 후,

3. 품절여부를 확인하고,

4. 중고장터에 구매희망글이 있는지 확인한다


상표는 큰 의미 없는 것같다. 중국 공장에서 만들어 메이커는 여러개 달고 나오는듯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아에 박스에 중국말이 덕지 덕지하다. 사람 붎편하게)


캠핑은 솔직히 끊임없는 소비행위이다

캠핑장비를 사면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오늘도 해빙한 장비를 가지고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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