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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와 생각 Dec 28. 2021

깊이 있는 글쓰기를 위한 테크닉:
친구와 대화하듯 쓰기

조금은 까다로운 글쓰기; 1인 철학 출판사의 방법들

친구들과 저녁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대화를 한다. 누가 운을 띄운다. 


“야 이번에 주식 왕창 떨어졌다 (올랐다는 이야기는 보통 안 한다).” 


“제지 주식은 엄청 올랐데.”


이 둘의 대화는 글쓰기 테크닉을 담고 있다. 생각 확장의 테크닉이다. 기존의 생각, '주식이 떨어졌다'에서 다음 대화를 통해 '어떤 주식의 가치는 하락하고, 어떤 주식은 올랐다'라고 생각을 확장했다. 그때 누군가 


“한국만 그래”


라고 말했다면, ‘한국의 주식에 한해, 어떤 주식은 가치가 떨어졌지만, 그렇지 않은 주식도 있다’라고 생각을 더 확장할 수 있다. 우리는 대화를 하며 생각을 확장하고 수정하며 때로는 포기하거나 견지한다. 꼰대라면 불가능 하지만, 열린 마음을 가진 사람이면 가능한 아주 쉬운 생각 확장 방법이다. 고대부터 이런 방법을 변증이라고 불렀다. 변증에는 대가가 많다. 소크라테스도 자주 사용했다. 소크라테스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오래된 테크닉이지만 그만큼 검증된 테크닉이다


변증은 한 생각에 대한 각기 다른 관점을 모아 정리하며 진리에 접근하는 방식이다. 그러다 보니 딜레마처럼 문제 설정만으로 끝나지 않고, 변증의 과정 속에서 생각을 확장한다. A에 대한 생각 a와 b가 있을 경우 둘을 이성적으로 따진다. 그리고 a와 b를 한정적으로 인정하는 의견으로 생각을 수정한다. 3가지 예시이자 방법이 있다. 


부정

부정은 이전의 생각을 반대하며 의견을 다듬는다. 예를 들어 '인간은 자유하다'에서 시작해보면 '인간은 자유하지 않다'로 부정할 수 있다. 여기서 두 의견 중간 정도로 생각해본다면, '어떤 인간은 자유하고, 어떤 인간은 자유하지 않다'라고 생각을 수정할 수 있다. 원래 의견과 반대 의견을 합쳐 새로운 의견을 만들어 냈다. 



확장

자신의 생각에 조건을 달아 확장한다. '인간은 자유하다'라는 말을 접속사를 통해 확장시켜보면 '인간은 자유하다, 비록 어떤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지만'이라고 확장을 시켜 볼 수 있다. '인간은 자유하지 않다'라는 위의 부정과는 달리 조건을 제시함으로 생각을 제한했다. 제한한 만큼 생각은 정교해졌다


약화
생각을 약화시켜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인간은 자유하다'라는 말은 강한 주장이다. 모든 현실을 반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를 약화시켜서 생각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 '어떤 인간은 자유하다' 혹은 '몇몇 인간은 자유하다'라고 주장을 약화시킬 수 있다. 


유학 시절 글쓰기 강좌에서 매번 따라 쓰도록 거론되는 사람이 있다. 아퀴나스라는 중세 철학자인데, 아퀴나스는 변증의 방법을 잘 사용했다. 의견으로 시작해 반론, 그리고 자신의 의견을 수정하거나, 반론을 거절하는 방식으로 썼다. 학술적으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생각 정돈에 효과적인 요소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대화하듯 쓰는 방법, 즉 변증은 결국 자신의 생각을 한정하고, 발전시키는 글쓰기다. 그중 구체적으로 부정, 확장, 약화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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