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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이와 생각 Feb 18. 2022

행복의 속도

쓸모없는 글을 쓸겁니다.

팀장님과 점심 식사 후 대화를 나눴다.


아침을 차리고, 아내와 밥을 먹고, 설거지하고, 지하철을 타고 출근합니다. 행복하더라고요.”


창문을 열어놔서 그런지, 서늘한 기운이 옷 안으로 들어와 피부를 타고 올랐다. 분위기가 그랬다. 진심을 담은 말에 살갗이 까슬까슬했다.


행복에도 속도가 있을까? 있다면 아침 출근 시간이 행복의 속도를 결정하는 것은 아닐까? 나는 항상 바삐 움직인다. 공유 공간의 편집자로 있으면서, 출판사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시간이 많아야 계획한 일을 끝낼 수 있다. 빠르게 움직인다. 아들과 아내와 아침 인사? 둘이 깨기 전에 집을 나온다.


팀장님은 가족과 밥을 먹고, 집안일을 하고, 인사를 나누고 출근하신다. 10시나 11시까지 출근하는 것은 아니고 보통 회사원과 같이 9시, 혹은 8시 45분까지 오신다.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누리신다.


가족과 인사 나누고 밥 먹을 시간, 혹은 약간 여유를 부리는 짧은 시간이 하루의 행복을 결정할까? 아침의 15분은 짧은 시간이다. 행복의 속도가 있다면 15분 정도의 느림이다. 나는 15분이 모자라 일을 한다. 팀장님은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내 삶은 일이 목표였나? 일하는 이유를 고민한다. 가족과 행복하게 살려고. 어쩌면 더 빠르게 움직이려 하지만, 너무 빨라서, 행복의 더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한 것은 아닐까? 빠를수록 행복은 멀어지는 걸까?



나는 무엇을 바라보며 그것으로부터 빠르게 멀어지는지 비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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