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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작가 Nov 14. 2020

있는 그대로 느낀다는 것

세상을 객관적으로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안녕하세요, 에세이 '진짜좋은거'의 저자 오작가입니다.


오늘은, '있는 그대로 경험하기'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


(유튜브 '오작가' 채널 좋아요와 구독 부탁드려용 ^^)

https://youtu.be/OQizW6NmYWQ


있는 그대로.. 라는 말을 많이 하죠.

정말 중요한 말이구요.

하지만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게 있는 그대로 보고 느끼는 거 같습니다.


우리는 많은 상황들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경험하지 못하고

그 대상이나 상황에 우리의 생각감정을 입혀버립니다.

그게 바로 주관적인 경험이라는 거죠.


우리가 살고 있는 상대적 차원의 세상에서 우리가 세상을 경험하는 데는

어쩔 수 없이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을 할 수 밖에 없는거니 어찌보면 당연한 거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생각과 감정이 없이 살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죠.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이런 경험이 우리의 진짜 경험을 방해합니다.


생각과 감정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마치 차가운 삶일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생각과 감정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내리느냐에 따라 다르게 이해할 수 있는데요,

우리가 살면서 필요한 상황 판단을 내릴 수 있을 정도의 적당한 생각과 감정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깨어있는 동안은 계속해서 생각과 감정에 푹 빠져있어요.

지나치다는거죠.


그런데 과연 우리가 어떤 상황에 대해서 생각과 감정을 배제한 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경험을 할 수가 있기는 한 걸까요?

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살면서 계속해서 오랫동안 생각과 감정에 동화되고 휘둘리는 데 습관화 되있어서

이제는 그렇지 않은 것을 하는 게 힘들어졌을 뿐입니다.

그래서 연습이 필요한거죠.

새로운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요.


예를들어 우리가 공공장소에서 누군가 큰 소리로 전화통화를 하는 소리가 들리면 어떤가요?

거슬리죠? 공공예의를 지키지 않고 개념없는 사람이라며 화가 나고 눈살이 찌푸려지죠.


우리는 어떤 소리를 들을 때에

그 소리 자체를 듣는 게 아니라

우리의 판단과 평가적 생각과  감정을 입혀서 

듣고 반응합니다.


비가 와도 비를 그 자체로 보는 게 아니라 

비가 오는 사실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이 덧붙여지죠.

우리가 아플 때도 그 통증 자체만 느끼는 게 아니라 

내가 아픈 이유와 신세한탄과 탓과 자책 걱정 등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이 더해져 더 힘듭니다.




며칠 전 비행기를 탈 일이 있었어요.

한 아주머니가 두 살배기 아이와 함께 제 옆에 앉게 되었습니다.

비행기가 출발하기 한참 전부터 거의 몇십 분 동안 쉬지도 않고 비명을 지르며 울더라고요.

거짓말 안 하고 제 귀에서 30센티 떨어진 위치에서 저를 향해 울었는데..

정말 힘들더라고요.

저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소리명상을 해봤어요.


보통은 어김없이 생겨나는 생각들과 감정에 의해

그 시끄러움이 몇 배로 다가오고 인상이 찌푸려지기 마련이죠.


"왜 하필이면 내 옆자리야..

쟤는 도대체 뭐가 문제여서 우는 거야..

잘 좀 달래 보지.."

등 등등.........


그러다가 항공사 탓도 해보고 안되면 결국은 자책으로까지 가기도 합니다.

"내가 돈이 조금만 더 많았더라면 더 좋은 항공사에 1등석에 앉을 수 있었을 텐데..."


하지만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첫 번째 반응은 짜증..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 맞습니다.

이건 사실 어쩔 수 없어요.

우리가 손쓸 새 없이 반응이 올라와요.


중요한 건 그다음입니다.


늘 그랬듯 반응한 나를 알아차립니다.

아.. ㅇㅋ...

그리고 연습해봅니다.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연습입니다.

그 소리를 듣습니다.

그냥 소리입니다.

그 어떤 부사 형용사 없이 그저 그 소리만 듣습니다..


어떤 누가 내는 어떤소리..

그런 설명 없이 그저 그 소리만 듣습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듣습니다.

주관적 상대적 차원의 세상에서 객관적 경험은 매우 힘듭니다.

하지만 가능합니다.

소리만 들어보려고 해 보세요.

가능하면 그 소리 이외의 다른 소리들도 함께 들어봅니다.


물론 그런 굉음 때문에 다른 소리도 잘 안 들릴 거예요..

하지만 계속해서 소리 그 자체만 듣다 보면 다른 소리도 들리기 시작할 거예요.


우리는 가끔 음악도 크게 듣잖아요.

영화관에서도 소리는 엄청 큽니다.

어떤 소리냐 언제 어디냐에 따라서 우리가 다르게 받아들일 뿐이죠..


아무런 판단 평가 없이 그 소리에만 집중하다 보면

어느새 그저 그 소리가 객관적으로 소리로만 들릴 거예요.


물론 오래된 습관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투덜대고 짜증 내는 잡념들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계속해서 그 사실을 이지하고, 알아차리고

계속해서 소리만을 들어보려고 노력합니다..

이게 연습이에요..




주변 사람들은 화를 내기 시작했어요. 스튜어디스에게 항의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정작 바로 옆에 앉아있던 저는 아무렇지도 않게 앉아있었죠.

그게 가능했다는 사실에 저도 놀랐습니다.

그 아이의 아주머니께서도 저에게 사과하시더라고요..

저는 괜찮다고 했습니다.

진짜 괜찮았고요..

아주머니가 식은땀을 흘리시고 당황해하는 모습이 오히려 안타깝더라고요.

그 아이는 또 얼마나 힘들까요..


습관적인 생각과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황을 있는 그대로 느껴보니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자비심까지 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기더군요.




명상은 마법이 아닙니다.

제가 명상을 해서 옆에 아이가 금방 조용해진 것은 아니에요.

한동안은 계속 그랬어요.


하지만 제가 달라졌습니다.

제가 달라지면 제가 경험하는, 제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달라집니다.


있는 그대로를 느끼고 경험하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모든 것이 명상의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연습해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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