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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엘릿 Apr 20. 2023

왜 우리는 가지면 후회할 것들을 갖고 싶을까?

좋아보이는 것들의 비밀

<세상의 모든 계절>이라는 영화를 보면 메리는 새 자동차를 가지고 싶어 한다. 그 자동차를 가지면 자신의 삶이 좀 더 멋지고 행복해질 것처럼 보였다. 그래서 그는 비싼 돈을 들여서 그 자동차를 사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자동차는 자신의 삶에 문제를 일으키는 주체가 되었다. 매력적인 그 빨간 자동차는 보기에는 좋아 보였지만, 그걸 가지고 유지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생각지도 못한 많은 어려움을 주었다. 

<세상의 모든 계절>의 메리


조지 거쉰의 곡들 중에 이런 제목을 가진 곡이 있다. <When you Want'em, You Can't Get'em, When You've Got'em, You Don't Want'em> '원하면 가질 수 없고, 가지면 원하질 않는다'는 뜻이다. 그래서 간절히 원하던 걸 얻었을 땐 말 못 한 기쁨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 기쁨은 갖고 나면 금방 사라지기 쉽다. 가지고 난 뒤에는 더 이상 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조지 거쉰의 곡 악보


왜 우리는 가지면 후회할 것들을 갖고 싶을까...?

집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내 물건들보다 내 것이 아닌 어떤 물건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일까?


우선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은 굉장히 계획적으로 우리의 심리를 잘 간파하여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다. 예쁜 쓰레기들은 예뻐 보이는 것이 존재의 이유다. 그래서 갖고 싶을 수밖에 없다.


세상의 많은 것들은 좋아 보이도록 잘 설계되어 있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것들을 본다면, 그것들을 얻으므로 내가 무엇을 희생하도록 설계되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그 희생은 내 돈이 될 수도, 시간이 될 수도, 내 인생이 될 수도 있다. 매력적인 것들을 얻기 위해 내 돈과 시간과 인생을 어느 정도는 쓸 수 있지만, 그런 것들에 끌려다니다가 내 진정한 삶을 살 수 없다면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그걸 깨닫게 된 뒤로 나는 쉽게 버릴 수 없는 것들을 추구하려 하지 않기 시작했다. 내 손에 들어온 물건들을 내가 쉽게 없애버릴 수 있을 때 나는 안도감을 느꼈다. 이 관점은 나의 삶에 많은 부분에 영향을 주었다. 뭔가를 갖고 싶고 먹고 싶은 내 느낌을 믿지 않기 시작했다. 기만적인 탐욕들이 내 삶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좋아 보이는 것들의 기만에 속아 넘어가지 않기로 결심했다. 물론 나도 때론 흔들리지만,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며 마음을 다잡는다.


남이 부러워할 만한 나의 장점들을 생각해 보자.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닌, 이미 내가 가지고 있고 잘 유지하고 있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달래 보자. 그리고 더 이상 내 인생을 유지하기 버거울 정도의 짐을 지지 않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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