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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기 초보 Jul 15. 2022

<버블> 리뷰

제목 따라간다.

전형적인 이름바 '세카이게'의 이야기다. 소년과 소녀가 만나고 그들의 순수한 사랑이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 여기에 인어공주라는 모티브를 끼얹은 작품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역동적인 카메라 워크에 대해서는 모두가 만족스러울 것이다. 파쿠루를 소재로 한 역동적인 움직임은 분명 보는 재미가 확실하다. 근데 장점은 그거 뿐인 듯하다. 우선 가장 이상하고 왜 있는지 모르는 그 놈의 순환론적 세계다. 뭐 헤어져도 다시 만나고 만나면 헤어지고 파괴된 것도 회복되고 뭐 이런 내용들인 것 같은데 그다지 와닿지 않은 설정이고 왜 있는지 당최. 그리고 세계관에 대한 부족한 설명도 문제다. 이건 이 작품만의 문제는 물론 아니다. 세카이게라는 하나의 장르적인 특성이다. 소년과 소녀의 만남 자체가 세계고 전부인 그 장르에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둘의 순수한 사랑 외에는 설명을 하지 않고 해결도 그 안에서 이뤄진다. 근데 장르적 특성이라고 하기에는 세케이게의 그런 단점을 굳이 안고 가야하는지는 모르겠다. 단순한 장르적인 특성. 그러니까 좀비물은 원래 그래. 뱀파이어물은 원래 그래. 이런 식으로 받아드리기에 아직은 세카이게는 일본, 정확히는 일본 오타쿠들만의 좁디좁은 장르이거니와 장르론적인 정의조차 아직은 불확실하다. 또한 항상 거대한 지구론적인 상황이나 철학따위를 언급하는 이 장르에서 세계가 왜 그렇게 됐는가에 대한 디테일이 부족한 것은 대중성을 세카이게가 얻기 힘들게 하는 부분이다. 이 작품도 그러한 세카이게의 단점을 그대로 따라간다. 거대한 세계관을 그리지만 지나치게 개인적인 특성. 둘의 만날 수 없는 거리감은 인물들을 피상적으로 만들어 낸다. 조연에 도구화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주인공들의 감정과 관계도 거대한 세계관 안에서 도구화되는 그냥 그런게 당연한 거야 하고 넘어가는 오타쿠들만의 세카이게 그런 식의 전개도 이 작품에서 보인다. 세계관은 거대하고 그들이 해결해야하는 사건도 거대한 데 반에 모든 해결책과 주인공의 감정은 작디작아 사소할 수 있는 더 나아가서 미성숙한 주인공인지라 사랑한다는 말조차도 하지 못하고 그 감정을 정의하지 못하는 그들의 머뭇거림에 멈춰있는. 그런 세카이게의 단점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의 문제와 모든 것은 이 작품만의 특성이라기 보다 현재 일본의 애니메이션계, 세카이게라는 장르 안에서의 문제와 흐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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