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자신을 사랑하는일
2013년 9월.
27의 나이에 친구들 사이에서 제일 먼저 결혼식을 올렸다.
그땐 그냥 지금의 남편이 너무 좋았고, 그와 함께 하는 시간이 좋았고
또 집에서 나와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2022년 지금.
횟수로 9년차에 접어 들었다.
결혼에 대한 깊은 성찰이 좀 부족했던 탓인지.
신혼 초반에는 소소한 다툼만 좀 있었는데,
아이를 낳고 기르며 이런저런일로 마음도 다치고, 다투기도 하며 상처를 입고 아물기를 반복했다.
한때는 남편이 죽도록 밉기만 한 때가 있었다.
그냥 나를 평생의 배우자로 존중하고 위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게 그렇게 대할수 없다고만 생각햇다.
지금와서 생각해 보니
내 스스로가 그런 시선과 상황에 나를 가둔것은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나를 사랑하고 위하는 마음이 컸다면
상대가 내게 그런 느낌을 주거나 내가 그런 느낌을 받았더라도 감정에만 휩쓸리지 않고
나의 마음을 담담히 털어놓고 훌훌 털어 낼줄 알아야 했다.
나는 늘 위로받기 원했고, 보호 받기 원햇으며, 사랑만 받길 원했다.
K장녀로 나는 어려서 부터 맞벌이 하시는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의 보호자 역할을 해야할때가 많았다.
물론 동생들도 너무 고맙게도 부족한 언니, 누나를 잘 따라와 줬다.
지금 이 순간 까지 우리집은 경제적으로 궁핍하지만,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단단하다고 생각해 왔다.
어쩌면 그 사랑하는 마음마저 없었다면 나는 견딜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 행복하고 단단하다고 했던 그 우리 가족의 마음을 어쩌면 그냥 난 행복한척으로 치부해 왓던건 아닐까?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법을 잘 몰랐으며, 나의 마음을 이야기 하는 법을 몰랐다.
그저 나 마저 힘들고 어려운 감정을 꺼낸다는것이 그러면 안될것만 같았다.
늘 좋은 맏딸이 되어야 했고, 밝은 언니, 착한누나 그리고 친구들 사이에서는 화한번 제대로 내지 않는 사람이었다.
난 늘 그런 사람인줄로만 알았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살아보니 내 안에 내가 모르는 화, 억울함, 상처가 너무나 많았다.
스스로가 늘 긍정적이고 밝다고 생각했지만,
내 안에 치유되지 못한 내가 불쑥불쑥 올라올때면 그 민낯의 나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잘 몰랐다.
그 불같은 화의 감정을
해맑은 아이들에게 쏟아 냈고,
죽고 못살겟다던 남편에게 화살같은 말로 내뱉고
내 몸을 아프게 했다.
독립된 나로 사는 방법을 몰랐던 것이다.
온전한 나 자신을
36봄, 결혼 9년차, 아이들이 6살이 되서야 마주한다.
그리고 그런 나를 이해하고 안아준다.
넌 그대로의 너 일때가 가장 아름답고 빛난단다.
난 내가 너무 자랑스럽고 사랑스럽단다.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고 햇살처럼 눈부시단다.
그동안 너 자신을 알아내느라 고생 많았어.
남들과 같을 필요 없어 나만의 색깔로 세상을 살아가면 되는거야.
그 누구도 너를 함부로 할수 없어. 넌 소중한 사람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