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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코드 Dec 25. 2023

나 홀로 메리크리스마스

혼자 보내는 2024년 크리스마스

어느새 연말이 다가왔다.

벌써 일 년이 훌쩍 지나갔다. 자꾸 뒤돌아보게 되는 12월이다.

올 한 해 내가 목표했던 그것들은 기억 저 너머 어디에서 나를 잊었니 하고 빼꼼 고개를 내민다.

2023년 1월 열심히 운동하고 건강관리도 잘하자 했던 나 자신 어디 갔니..

매일 운동하기 실천이 왜 그리 어려운지 모르겠다.

피곤하다는 핑계로 그저 몸져눕기 바빴다.


12월 24,25,26일 하필 이렇게 3일 스케줄이 잡혔다..

애들 어쩌지..

‘여보는 스케줄이 어떻게 돼? 애들 같이 비행에 데려가볼까?’

‘나도 12월에 출장이 있을 것 같은데 어쩌지?’


결국 우리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엄마, 아빠 없이 할머니와 함께 보내게 되었다.

조금 마음에 걸려서 미리 아이들이랑 놀이공원에 다녀오긴 했지만..

연말에 가족들과 함께 있어주지 못해 아이들에게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이들 산타선물을 출근 전 급하게 포장해 본다.

포장하는데 자꾸 안방문을 열고 들어오려고 해서 문을 걸어 잠근다.

어머님께 크리스마스아침에 트리옆에 선물 좀 놓아 달라고 부탁을 드리고는 출근길에 나선다.


‘으, 춥다.. ’

출근하는데 어젯밤 눈이 꽤 왔었는지 바깥은 눈이 쌓여있었다.


사실 겨울은 승무원들이 어쩌면 가장 싫어하는 계절일지도 모르겠다.

우선 출퇴근 칼바람도 너무 매섭고, 눈길 운전도 힘든 데다가

눈이 오면 디아이싱이라는 절차를 꼭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제설의 항공기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 항공기의 날개와 동체에 쌓인 눈을 제거하는 작업이다.

제빙액을 항공기 날개와 동체에 뿌려야 하는데 그것을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따로 있기 때문에 게이트에서 승객들이 탑승이 끝나고 그 장소로 이동한다.

그곳에서 시동을 끄고 작업을 진행한다.

날개에 눈에 있으면 항공기가 항공상에서 양력 발생의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 작업 때문에 항공기 출발시간이 꽤나 지연된다….

‘아 오늘 오전에 출근한 승무원들 꽤 고생했겠는데..’

겨울에 눈이 오면 항상 동료 승무원들에 대한 걱정과 염려가 앞선다.


날씨 탓인지 오늘따라 많은 비행기가 지연되어 출근하는데 80분 지연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 정말 메리크리스마스네..


결국 공항혼잡과 정비문제로 3시간이나 지연되어 도착하였다…

아… 왔다 왔어 드디어..

집에서 오후 2시가 조금 넘어 준비했던 거 같은데….

도착하고 보니 한국시간으로 새벽 4시가 다되어 간다… 완전 날밤 새었다..


숙소에 도착해 피곤한 몸을 씻고 누웠다.

다음날

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 방에만 있기엔 서운해..

몸을 일으켜 택시 어플로 차를 불러 콩카페에 가서 따뜻한 연유커피를 한잔 한다.

아니 12월은 베트남도 겨울이라고 제법 바람도 차고 쌀쌀하다.

커피를 한잔하고 근처 유명한 반쎄오 집에으로 향했다.

가족들과 함께 연말을 보내려 온 한국인들이 꽤나 많았다.

20분 웨이팅 티켓을 받고 기다려 본다.

드디어 내 차례.

반쎄오와 내가 좋아하는 동남아 음식 모닝글로리까지 시켜본다.  

모두 사랑하는 연인과 가족들과 시끌벅적 함께 하는 식사 테이블 사이로 홀로 식사를 시작해 본다.

물론 같이 온 동료 선후배 사무장님들도 계셨지만 오늘 모두 조인된 비행이라 각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계신 듯하다.

옆 테이블의 한국 여자 손님이 나를 한 번씩 쳐다보는 것도 같다.. 그럴 법도 하지.. 이 연말에 혼자 여행을 온 건가 싶었을게다.


한국에 있는 우리 아이들 생각이 많이 났다.

이럴 때면 내 직업에 대한 아쉬움과 아이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다..

엄마가 얼른 한국에 돌아가서 많이 안아줄게 내 사랑들..


이제 밤새 또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지금 좀 자 둬야겠다…

아침 일찍부터 움직였더니 벌써 졸리다..

메리 크리스마스 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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