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앞에서(Coram Deo)
아침에 일어나 기도를 했습니다.
기도 후에 보니 아내는 아침 일찍 동네 산책을 나간 모양입니다.
지난주부터 교회에 혼자서 출석하게 된 저는 우선 씻고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것이 2010년 5월이니까,
14년만에 교회의 믿음 공동체 안에서 예배를 드린 것입니다.
오랜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렇게 훌쩍 지나가기만 했습니다.
예배 준비를 한 후에 아내가 있을 것으로 생각되는 곳에 갔습니다.
아내는 없었지만 곧 올 거라 생각해서 벤치에 앉아 잠깐 기도를 드렸습니다.
연로한 부모님, 직장생활로 힘든 아들, 그리고 저로 인해 상처가 많은 아내에게
은혜로운 하루가 되기를 기원했습니다.
저를 발견한 아내가 저를 불렀습니다.
"뭐해?"
씩^^ 웃으면서 아내를 따라 나섰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입니다.
아내보다 반 발자국 뒤에서 걸으면서 아내의 어깨를 보았습니다.
요즘 부쩍 힘이 없어진 아내입니다.
제가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세속의 기준으로 휘청댈 때에 묵묵히 큰 힘이 되어준 아내입니다.
그 아내가 지금은 많이 아픕니다. 그것이 가슴을 파고 듭니다.
기도 중에 마음에 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네가 믿음 안에서 먼저 바로 서야 네 가정이 평안할 수 있다."
맞지요. 맞습니다. 저는 고집스럽게 살아 왔습니다. 타협없이 살아 왔습니다. 가정을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제가 영적으로, 육체적으로, 그리고 세속의 기준으로도 바로 서야 합니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