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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 Feb 12. 2023

깍두기의 독립일기

대학생이자 직장인이자 이 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사회 초년생

 나의 자유와 행복을 위해서 도망치듯, 쫒겨나듯 부모님의 집에서 떠난지 두달하고도 4일째이다.


 여전히 부모님과 연락을 하지 않고, 집에도 오지 말란 엄마의 엄포에 서러워서, 나의 뒤에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던 충격방지용 매트가 사라져서, 낑깡이(세상 어느 것과 바꿀 수없는 나의 소중한 고양이)를 보지 못한지 3주가 되가고 있어서, 내 한 몸을 내 스스로 건사해야하는 현실에 예민해지고 날카로워지고, 잠도 잘 자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작은 나의 3평짜리 원룸에 앉아있자면 내가 왜 여기에 있나...싶을 때가 빈번하게 찾아온다. 그럴 때 밀려드는 외로움은 나의 온 몸을 사로잡아서 눈물을 펑펑 흘리게 한다. 혼자사니 주위 환기가 안되서 내 스스로에게 집중되어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떠올라 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든다.


 이렇게 보면 독립을 한 것은 나의 실수다.

 하지만 내 장점은 상황에 대한 판단을 할 때, 불행한 점만을 보는 것이 아니란 것.


 오늘 아침에 정오가 넘어서 눈을 뜨고, 커튼을 칠때 비추는 햇살에 이 한 몸이 따듯해졌고, 햇빛이 비치니 행복해하는 크리스틴(우리집 나외의 유일한 생명체인 식물)이 환호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역시 정남향의 방이 주는 아침의 행복은 어느 것과 바꿀 수 없다. 햇살이 꼭 필요한 나로서는 정남향의 집이 주는 행복이 크다.


 그리고 나를 받아주는 친구가 건물 6개 넘어 살고 있다는 것이 든든하다. 나의 애인과 함께 만나 놀 수 있는 친구가 가까이 산다는 것은 마음에 안정감을 준다. 또 나의 독립을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다. 교회 사람들, 친구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폭풍과 같이 변화하는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나의 가장 가까운 곳에 앉아있는 애인이 있다.


 커피 때문에 잠을 자지 못했다는 말에 커피때문이 맞냐고 다른 스트레스나 일때문에 잠을 못잔게 아니냐고 묻는 나의 애인. 티격태격 하면서 싸우기도 하고 삐지고 질투하기도 하지만, 서로에 대한 신뢰가 쌓이고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는게 느껴지는 우리의 관계이다.

 

 그리고 나의 미래는 앞으로 밝을 것이다. 정규직으로 취직을 하였고, 가난한 나의 삶은 이제 나의 작은 월급들을 모으고, 제태크를 하면서 불려갈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등에 엎고 대출을 받아서 2년뒤에 전세집으로 이사가 낑깡이랑 같이 살 것이다. 한..5년 뒤에는 건축사자격증을 따서 대출도 더 많이 나오겠지 ㅎㅎ 그 때는 지인짜 큰 집으로 이사가서 여유롭게 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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