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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아 Feb 12. 2023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당연시되는 것들에 질문을 던지는 것, 그것이야말로 삶을 살아가는 태도.

사람은 자신이 믿는 가치관에 대해 의구심을 품지 않거나, 맹신해버리는 경우가 많다. 

사회에 막 나오니,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우물안에서 오랫동안 살아 온 나머지 밖에 보이는 우물 모양으로 생겨난 하늘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말이다.

그러고선 자신의 가치관을 힘이 없는 사람들에게 권력 행사를 하며 강요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치이면서 스스로 자책하고 힘들어 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배우고, 삶을 살아가는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이 책은 과학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했던 상식이 실은 한 과학자의 강력한 분류학적 믿음과 아집 때문에 생겨난 잘못된 정보일 수 있다는 것을 밝히는 과학 에세이이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이라는 과학자의 생애를 서술하면서 그의 잘못된 과학적 믿음을 밝혀낸다. 이 과정에서 저자는 모든 절대적이라고 생각되는 단어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한다. 데이비드 스타 조던에서 시작되서 작가의 삶에 대해서도 서술하는데, 나는 이 책의 에필로그가 이 저자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인 것 같다.


에필로그에서 적힌 글을 몇가지 발췌해서 기록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그게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니까.(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 인간은 원래 곧잘 틀리잖아.” 언니는 평생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늘 반복적으로 오해해왔다고 말했다. 의사들에게서는 오진을 받고, 급우들과 이웃들, 부모, 나에게서는 오해를 받았다고 말이다. “성장한다는 건, 자신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말을 더 이상 믿지 않는 법을 배우는 거야.” 
내가 보고 있는 그 모든 대상, 내가 한 번도 진정으로 의문을 가져본 적 없는 그 대상들의 질서가… 완전히 틀렸다는 의식이었다.
이 직관적인 계층구조는 빅토리아풍의 커튼과 같은 것이라는 의식. 그것은 자연 위에 그린 인위적인 디자인으로, 인간의 눈에는 보기 좋을지 모르나 자의적인 것이다.
“다른 세계는 있지만, 그것은 이 세계 안에 있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무한한 가능성의 장소를 보았다. 모든 범주는 상상의 산물이다. 그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느낌이었다


우리의 가정들 뒤에서 기다리고 있는 현실에 관해 궁금해해야 한다는 것을. 


“긍정적 환상을 갖는 것이 목표를 성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하지만 나는 서서히, 목표만 보고 달려가는 터널 시야 바깥에 훨씬 더 좋은 것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믿게 됐다.


이 세계 안에 있는 또 다른 세계.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고 하늘에서 다이아몬드 비가 내리며 모든 민들레가 가능성으로 진동하고 있는, 저 창밖, 격자가 없는 곳.


그 열쇠를 돌리기 위해 당신이 해야 하는 유일한 일은… 단어들을 늘 신중하게 다루는 것이다. 물고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또 무엇을 잘못 알고 있을까? 


나는 이 질서를 무너뜨리는 것, 계속 그것을 잡아당겨 그 질서의 짜임을 풀어내고, 그 밑에 갇혀 있는 생물들을 해방시키는 것이 우리가 인생을 걸고 해야 할 일이라고 믿게 되었다. 우리가 쓰는 척도들을 불신하는 것이 우리가 인생을 걸고 해야 할 일이라고. 특히 도덕적·정신적 상태에 관한 척도들을 의심해봐야 한다. 모든 자ruler 뒤에는 지배자Ruler가 있음을 기억하고, 하나의 범주란 잘 봐주면 하나의 대용물이고 최악일 때는 족쇄임을 기억해야 한다






 에필로그에서는 자의적인 질서를 따르지 않으려는 작가의 삶에 대해 서술한다. 자신이 여성 또한 좋아한다는 정체성보단 질서에 맞는 남성과 함께하는 삶을 추구하였는데, 현재 자신의 아내를 만나고, 그 질서를 깨게 되는 경험을 서술한다.


에필로그를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자의적인 질서, 혼돈을 정리하려는 태도때문에 자연적인 것들이 잘려나가는 것에 저항하려는 작가의 태도를 보며 우리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책을 내가 추천하는 이유이다. 모든 나의 절대적 믿음이 자의적인 질서를 성립하려는 태도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품게 해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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