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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Apr 05. 2023

이제부턴 질문이 경쟁력이다

나는 국제회의 같은데선 가능하면 질문을 하는 편이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질문이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직장생활을 할 때 필요한 질문을 안 한 건 아니다. 어쨌든 게을러서 그렇다. 내 전 여자친구는 질문이 많다. 오랜 친구라 잘 알지만, 전혀 악의가 없는데도 지인들에게 <형사> 같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의사들도 이내 인내심의 한계를 드러내고 면박을 주기도 한다. 그녀는 손해만 보았을까? 아니다 구박을 받는 대신 실익을 많이 챙겼다. 판단력이 남다르다는 걸 항상 느낀다. 내가 그나마 이 정도의 판단력이라도 갖춘 건 전적으로 그녀에게 <단련된> 덕택이 아닐까.


2010년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해 한 콘퍼런스에서 한국 기자들에게 제발 질문 좀 하라고 하는데도 아무도 하지 않아 그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짓다가 결국은 질문 자격도 없는 중국 기자가 계속 요구해 그에게 질문할 기회를 준 일이 있었다. 학교 교육이 질문과 토론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바뀐 지 꽤 되었을 텐데 젊은 기자들이 아무도 질문하지 않았다는 것은 그 자체로 충격이다. 이게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켰는지 새로운 한국을 조망하는 석학의 대담에서도 이 문제가 2023년 초에도 bring up 되었다. 

ChatGPT에게 많은 질문을 해본 결과 이 친구가 제공하는 정보의 질은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것 같다. 인류가 가진 정보의 총량이 태평양의 물만큼 많다고 할 때 한 개인이 가진 정보의 양은 최소 한 방울에서 최대 두 방울 정도일 텐데 우리는 1등부터 꼴찌까지 줄 세우는 것에 익숙해져 왔다. 앞으로는 어떻게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질문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개인의 아웃풋이 달라지는 시대가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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