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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 Aug 24. 2021

쓰레기 수거

폭탄들


부웅~ 붕~ 어이~ 어어 어~

새벽 5시 넘어 자동차 소리와 거칠게 외치는 사람 소리가 들려온다. 쓰레기차와 쓰레기 수거하는 사람의 신호 소리이다. 한 여름이면 쓰레기 악취가 더 심하다. 비가 와서 젖기도 하면 더 고역일 것이다. 먹을 때는 좋은데 치우는 것은 귀찮다. 집안 쓰레기 처리할 때도 벌레가 나지 않도록 음식물쓰레기는 얼렸다가 모아서 버린다. 그럼에도 밖의 온도와 시간이 흐르면 아주 고약한 쓰레기가 된다. 그런 쓰레기들을 치우는 직업을 가진 그들이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시원하고 개운하다. 쓰레기 치우는 직업을 가진 그들도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일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쓰레기는 너무 많고 긴 시간 쓰레기와 날마다 씨름하는 직업이 아닌가. 만족감이 있다고 하기에는 그들의 노고가 힘들어 보인다.


회사에 폭탄 같은 오너와 여시 같은 상사가 장단을 맞추듯 돌아가며 감정 폭탄을 터뜨리고 있다. 견디기 어려울 것 같아 떠나려 마음먹고 있다. 마땅히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어디를 가나 쓰레기는 있듯이 어느 곳에 근무하든 폭탄은 있다. 야근하지 않고 칼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에 망설이고 버텨내려 하고 있다. 이 환경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모르겠다. 


현명한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아 잠을 자도 편하지가 않았다. 모두들 그렇게 크든 작든 폭탄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이지만 쓰레기는 자신의 것이 아니듯 그 폭탄을 계속 안고 가야 하는 상황인지 모르겠다. 모르쇠로 가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보인다. 보고 느끼는 것을 내 것이 아닌 그들의 것 그대로 놔두는 내공이 필요하다. 날마다 도 닦듯 수련 중이다. 답이 급한데 오리무중이라 폭탄에 터져버릴 것 같다.


아무리 많은 자기 계발서나 폭탄 대처법 같은 책을 읽고 인터넷을 뒤져 대응법을 읽히려 해 보지만 그때뿐이다. 막상 폭탄 앞에서 서면 멘붕이 오고 기가 다 빠져버린다. 그렇게 멘붕이 오면 하지 않을 실수까지 겹쳐서 발도장을 콱~하고 찍히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그들이 원하는 바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럴 땐 대거리할 힘도 없어 무조건 그들을 안 볼 수만 있다면 어디라도 가고 싶어 진다. 


마지막 남은 힘으로 그들이 즐길 줄행랑만은 하지 않으려 버틴다. 버티면서 버티는 이유를 모르겠다. 버티는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뿌린 대로 거두리라 하며 그들과 대거리하는데 힘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 그들의 쓰레기는 그들이 치우게 놔두는 방법이 없을까. 자신을 보호하여 존재하는데 힘을 모아 상황에 끌려가지 않고 스스로의 보폭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찾고자 한다. 어쩌면 매번 비슷한 그들의 행위들인데 매번 그들을 폭탄으로 느끼는 것은 내가 아직도 그들에게 희망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공감하고자 하는 이 희망이 기폭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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