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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려도 삶은 이어진다

노화

by 오순

노화란 무엇일까. 피부가 늘어지고 기운이 없고 오만가지 병을 생산해 내는 것이 노화일까. 늙어간다는 것 이외에 그에 따른 부수적인 것들이 더 많이 뒤따른다. 신체적인 능력이 퇴화하는 것이 노화라 하지만 정신적인 능력도 같이 퇴화하는 것이라 인간으로서의 존엄도 퇴색되어 간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항상 느끼고 거부하고 싶은 것들이 다 노화의 현상이다. 고전《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에서 다음과 같이 노화에 대해 정의한다.


대저 늙음이란 나이가 많아서 감관이 완숙하고 모양이 변하고 빛깔이 쇠하며 기운이 미미하고 힘이 다하며 음식은 소화가 안 되고 뼈마디는 끊어지려 하며, 앉고 일어남에는 사람이 필요하며, 눈은 멀고 귀머거리가 되며, 문득 돌아서면 곧 말을 잊어버리고 갑자기 슬퍼지며,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늙음이라 하옵니다.


노화란 참 멈추고 싶은 안타까움이다. 노화를 감소시키기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해도 하루하루가 다르게 노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 준다. 아프지 않은 날이 없다. 통증에 익숙해지는 것이 노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허리가 아프고 무릎이 아프고 손목이 아프고 소화가 되지 않고 눈이 침침하고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반응이 느리다.


이런 모든 부작용들이 어느 한순간의 문제가 아니라 지속되고 점점 가중된다. 나락으로 한 발 한 발 끌려가는 기분이다. 나름 현상유지라도 해보려고 이 운동 저 운동을 하고 몸에 좋다는 영양제나 음식을 부지런히 섭취해 보지만 효과가 있기는 한 것인지 의심스럽다. 안 하고 안 먹는 것보다는 나을지 몰라도 노화에서 벗어나게 해주지는 못한다.


우리가 고령화시대에 접했다는 것이 실감이 날 정도로 노인들이 눈에 띄게 보인다. 여기저기 노인들이 정말 많이 보인다. 1990년대에도 이렇게 노인들이 많이 눈에 띄지 않았다. 내가 나이가 들어가서 유독 노인들이 더 많이 보이는 걸까 의심이 들 정도이다. 수영장을 가든 헬스장을 가든 공원을 가든 모든 곳에 노인이 젊은 층에 비해 월등히 많다. 이전에 비해 노인들이 밖의 활동을 많이 해서 그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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