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일제강점기 때 지어진 고등학교 건물을 재보강(리모델링)한 도서관이 서울 시내 한복판에 있다. 그 당시 대형도서관이 귀해서 유명했던 것인지 나도 예전에 이름을 몇 번 들어보았다. 패션마니아라면 명동에 한번 들러야 하는 것처럼 학생이면 한 번쯤은 가보아야 한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도서관이었지만 난 우연히 시내 서점에 들렀다가 지나는 길에 그 정문 앞만 몇 번 지나갔었다.
버스까지 타고 와서 특별히 그 도서관을 이용할 정도의 여유도 없었고 유명세로 워낙 경쟁이 심해 자리 차지하기도 어렵다 하여 가보는 것을 포기했다. 요즘은 곳곳에 크고 작은 도서관이 개설되어 있어 경쟁 없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시청 앞에 구건물을 보강해 만든 도서관에 들렀다가 구경삼아 가까운 그 도서관에 한번 가보고 싶어졌다.
그 도서관에 가보려고 검색하고 나서야 그곳이 일제강점기 학교건물을 개조한 오래된 도서관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곳은 학교 건물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니 몇십 년 전 학교의 전형적인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다. 그 옛날 학교 건물의 강압적인 분위기가 특히 복도에 살아 있다.
깜짝 놀랐다. 학교라는 곳이 이런 곳이었구나 싶은 것이 내 안에 깊숙이 향수도 아닌 것이 진저리 치게 묵직하게 밀려온다. 내가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를 엄청 싫어한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특히 학교가 그런 분위기를 자아낸다는 것을 그곳에 와서 느꼈다. 내 안에서 올라오는 과거의 냄새인지 학교 건물에 내재된 냄새인지 모르지만 둘이서 맞물려 강압이라는 냄새가 내 숨통을 조이고 있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학교와 친밀해지지 못하고 겉돌았는지 특히 그대로 보존된 그 복도를 들어서면서 깨닫게 되었다. 이젠 학교 복도가 아닌 도서관 복도로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복도에는 여전히 바늘 떨어지는 소리도 들릴만큼 고요해야 한다는 강박이 꿈틀대고 있었다. 복도에 서 있으니 숨이 막히게 답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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