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어로 배우는 인생
레이어(Layer)
1. (하나의 표면이나 여러 표면 사이를 덮고 있는) 막[층/겹/켜]
2. (시스템 등의 일부를 이루는) 층[단계]
용어도 모르고 덤빈 포토샵
매일 해보니 조금씩 익숙해진다.
도구 상자, 그래디언트, 클리핑 마스크, 레이어 스타일 등등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오늘은 로고 만들기 강의 차례.
들을 땐 똑같이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현실은? 원형 하나 그리기도 버거운 사람.
쉽다고 느낀 건 강사님의 탁월한 설명 탓이다.
로고 안에 넣은 글씨 각도가 비뚤어지긴 했어도
얼추 비슷한 작품을 어찌 완성했다. 뿌듯하다.
개인적으로
포토샵 기능 중 가장 신기한 기능을 꼽으라면,
'레이어' 기능이다.
레이어 앞에 붙은 눈 표시를 끄면 사라지고
다시 클릭해주면 나타나는 게
마술처럼 보인다.
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지?
원본에 실수하면
여러 번 실행 취소를 눌러야 하는데
이건 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게 해결된다.
포토샵 기능 중 가장 유용한 기능이지 싶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산부인과 교수 양석형과
레지던트 2년 차 추민하 이야기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양 교수님이 곰 같이 미련해서
자기 힘든 걸 몰라준다고 교수님을 욕하던 민하.
갈등이 깊어져 가다가
산모와 아기를 살리는 사건을 계기로
둘은 화해한다.
그러면서 나오는 과거 이야기들.
곰 인줄만 알았던 교수님이
당직과 일에 치여 힘든 민하의 간식까지 챙겨준 걸 알게 된다.
일이 힘들어지자
민하는 자신의 인생이라는 작품을 작업하다
'타인의 진심'이라는 레이어를 꺼버린 듯하다.
수술이라는 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그 레이어를 다시 켜자,
놓치고 있었던 교수님의 배려와 진심을 보게 된다.
이후 그녀는 원래의 씩씩하고 명랑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레이어 하나로 작업물의 결과가 달라 보일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
나 역시 '꺼버린' 레이어는 없는지 돌아봐야지. :D